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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리뷰

Korg Volca Keys (코르그 볼카 키즈)

by Feelstar 2014. 5. 21.


 

저야 원래 음악을 기타로 시작했고 대부분이 그랬던것처럼 포크를 카피하면서 기타를 배웠고, 좀 더 현란한


플레이에 대한 동경으로 일렉기타로 오면서 락을 주로 듣고 연주해보다 보니 사실 아날로그 신스는 저에게 있어서


동경의 대상도 아니었고, 특별히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절친의 집에 놀러가니 진짜 엄청난 빈티지 신디사이저가 집 전체를 덮고 있더군요.


정말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쌓아놓은 빈티지 아날로그 신스를 보면서 너 요즘 기타 안치냐고 하니 요즘은


거의 플레이 하지 않고 대부분 신스를 연주한다고 해서 놀랐는데요.


 그 당시 그 친구가 저에게 들려준 음악이 바로 Chemical Brothers의 Exit Planet Dust였고 저는 이 음악 노래는


언제 나와? 하면서 물어봤을 정도로 저에겐 생소한 음악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진짜 그 당시 선배들이 들었던 핑크플로이드나 킹크림슨 같은 프로그레시브락도 안들었던 제가


무슨 일렉트로니카를 들었겠습니까... ㅋㅋ


어찌 됐던 그 친구가 꾸준히 추천해주는 케미컬 브라더스, 다프트 펑크 같은 락 기반의 일렉트로니카를 들으면서


이쪽 장르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지금이야 즐겨듣는 장르중 하나가 되었지만 90년대에는  진짜


생경하고 이질적인 음악이었습니다. 지금도 일렉트로닉에서 너무 기계적인 하드코어 테크노나 강한 일렉트로니카


음악은 제가 단백질이 없는 음악이라고 부르며 아직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잘 모를때 명기라고 불리우는 수많은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보기도 힘든 시기에 많이 봐왔었지만


저에겐 와 닿지도 않았던 악기였던지라 관심이 없었던 저로서는 그런 좋은 기회였음에도 사실 그 때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폭 넓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그렇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도 단순하게 락만 듣고 연주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 연주하면서 아날로그 신스에 대한 동경이


생겨나게 되었는데요.


제가 가지고 있던 K2000이라던지 JV 1080에서는 느낄 수 없는 원초적이면서 날것같이 다가오는 독특한 음색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특유의 음색은 기타 이펙터로 치자면 꼭 퍼즈 이펙터를 연상하게 끔 하는 독특한 매력에


저도 동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이지만 기타를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처럼 소리나게 할려고 만든 이펙터가 퍼즈( 그 당시에는


서스테이너로도 불리던)라고 생각해 보면 두 악기가 연관이 있기는 합니다. ㅋㅋ



 아시다시피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는 더욱 희소가치가 올라가고 찾는 뮤지션들도 많다


보니 가격은 더욱 올라가고 아 이젠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는 내께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90년대를 훌쩍지나 2014년이 되어서는 그나마 빈티지 신스들의 상태들은 더욱 메롱인 상태의 제품들이 많고


상태 좋은 녀석들은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올라가는 현실을 자각하면서 그나마 생각했던


Juno 106도 세월이 너무 지나 상태가 안좋은 제품들이 다수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것들은 비싸서 살 엄두도


안나서 사실 빈티지, 아날로그 신스의 생각은 접어야겠다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Gorillaz앨범에 쓰인 어플중 공짜 어플을 받기 위해 자료를 찾아 보던중 그 앨범에 쓰인 아이패드 어플


과 악기가 나열된 자료를 보게됐고 Korg에서 나온 monotron을 보고 이런 초저가 초소형 아날로그 신디사이저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보던중 이 녀석을 기반으로 좀 더 완성도 높은 Volca Keys라는 제품이


있더군요. 가격이 단돈 19만원....


190만원이라면 모를까 거의 모든 기능을 갖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가 단돈 19만원밖에 안하는것을 보고


미련없이 그냥 낙원상가로 뛰어가 바로 구입을 하였습니다.


친구에게 구입 사실을 말하니 웃으면서 꽤 괜찮은 제품이고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공부를 하기엔 좋은 제품이라고


하면서 니가 쓰는 K2000, JV 1080이 얼마나 좋은 신스인지 다시 보일꺼라 하더군요.


어찌 저찌하여 저의 첫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는 바로 Volca Keys가 되었습니다.




 저도 사용해 보니 이 제품은 진짜 있을것은 다 있다는 말이 허명이 아니듯 저처럼 초보자가 처음 이론을 공부하면서


조정하기에는 진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진짜 있어야 할 기능은 다 갖추면서도 직관적이라 특별히 머리 싸메고 공부할


필요없이 유투브 영상들을 찾아 몇번만 따라해보면 쉽게 어느정도는 작동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것은 시퀀서 패턴 8개를 저장할 수 있는것은 사실 여러 아날로그 신스에서도 심심찮이 볼 수 있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놀라운것은 모션 시퀀서라 하여 Voc, Vcf, Lfo, Eg 심지어는 딜레이 타임과 피드벡까지 조정을


메모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ㅋㅋ 꽤 재미있는 기능이네요. 굳이 라이브할때 패턴 시퀀서를 돌리면서 사람이 일일히


1시에서 5시 방향으로 이 타이밍에 돌려줘야되 같은 컨트롤 없이 내장으로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거 참 재미


있는 기능이라 생각되네요. 단 이게 Vcf의 Peak는 예외로 이놈은 Led도 안들어 옵니다. 즉 이녀석은 모션 시퀀서가


안먹는다는것을 보여주는것 같은데 처음 구입했을때 이놈만 Led가 안들어와 고장인줄 알고 교환하러 갈려고


했다는겁니다... 구글링하고 보니 원래 안들어오는거더군요... 영국의 어떤 사람은 진짜 매장까지 가서 설명듣고


왔다는 글이 있어서 저도 그런 수고를 다행이 면했네요.


 그리고 정말 마음에 드는 점은 이 작은 신스에 딜레이를 내장했다는 점입니다.


보통의 내장 딜레이에서는 뭐 특별한 사운드를 기대하지 않을 정도로 조악한 내장 이펙터가 있어서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지만 이녀석은 꽤 양질의 딜레이를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노브를 돌릴때 투명색으로 하여 밑에 Led를 심어두고 조절할 때나 모션 시퀀싱을 할때 이것이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이런건 사실 대단하네요. 정말 보기에도 좋을 뿐더러 이런 편이성까지...


예전 아날로그 신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건전지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뭐 어떤 회사에서는 직접 Korg Volca Keys를 겨냥해서 건전지로


구동하는 신디사이저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하는 광고까지 했지만 개인적으로 Korg Volca Keys를


제가 직접 구동해본 결과 건전지로 구동해도 전혀 상관없이 멋진 아날로그 신스 사운드가 나올 수 있다


말씀드릴 정도로 꽤 좋은 음이 나옵니다. 거기다 처음 악기를 킬 때 건반 밑의 Led로 잔류 건전지양을 볼 수


있고 건전지로 지금 구동하는데 대용량 에네루프 건전지 6개로 구동하고 있는데 건전지 소모량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보통의 경우처럼 건전지로 구동시 1,2시간정도 구동하고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긴시간을 풀로 Korg Volca Keys를 돌려보지 못해서 확실한 시간을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만 에네루프 건전지로 구동시켜도 최소 3시간 이상은 충분히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튠을 잡을 필요가 없고 3폴리라는 점도 마음에 드네요.


보통 아날로그 신스의 경우 전기에 따라 날씨에 따라 튠이 틀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항상 기타처럼


튜너를 연결시켜서 연주전에 튠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Korg Volca Keys의 경우 사운드 메이킹은


아날로그의 그것을 사용하지만 기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디지털을 접목시키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러한 튠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습니다. 거기다 보통 요즘 분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들은 많은 수가 1폴리 즉 건반 1개 소리만 난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녀석은 3폴리로 저와같이 건반을 못다루더라도 손가락 3개로 간단하게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장점(? ㅋㅋ)이 있습니다. 


 단점은 일단 건반이 매우 협소하여 제대로 3음을 누를때 의외로 힘들다는 점입니다.


유투브에 교습 영상을 봐도 그분도 해맬 정도로 실수가 나올 정도로 사실 3음의 건반을 정확히 누르기는


사실 힘드네요. 거기다 일단 여타의 아날로그 신스에서 나오는 터질듯한 다이나믹은 사실 느끼기 힘들


정도로 볼륨량도 적은 편이고 아날로그 신스 치고는 음도 꽤 얌전한 편입니다.




사실 아날로그 신스가 그리 친절한 악기는 아닙니다. 조정하기 힘들고 자신의 곡에 맞는 그럴싸한 멋진 음을


제작하려면 진짜 심하면 몇시간동안 이녀석과 씨름할 수도 있을 정도로 다루기 만만하진 않은 악기임에도


이렇게 Korg Volca Keys가 발매된것은 아날로그 신스 특유의 원시적이고 다이나믹함이 그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듯 흡사 기타의 퍼즈 이펙터처럼 아날로그여야만 나올 수 있는 그 매력적인 사운드에


놀라운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것이 정말 재미있네요.


아직도 아날로그 신스를 비싼 가격에 못 구입하셨다면 Korg Volca Keys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