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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활주로 Runway LP, CD

by Feelstar 2012. 3. 4.



한국락계의 가장 중요한 앨범중 하나이자 최고의 앨범으로도 뽑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앨범입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광기가 극에 달한 70년대 말은 암울한 시대이면서 음악계에도 암울함이 가득한 시절이었습니다.


70년대 중반부터 소위 대마초 파동. 요즘 음악계에서는 독재자의 대중문화 탄압으로 불리는게 좋겠지요.


독재자 세력이 좋아했던 소위 왜색 뽕짝이 아니면 어디서건 방송이나 무대를 못 올랐을 시절이었는데,


그 당시에 고고 클럽을 주름잡던 수많은 밴드들은 이 박정희의 대중문화 탄압으로 전멸되다시피 했고,


이 텅빈 대중음악계가 그대로 죽는듯 했지만 이런 상황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한


포크, 락 밴드들이 새로 꽃을 피게되었습니다.


특히 락계는 산울림, 활주로, 작은거인등 개성만점의 밴드들이 나왔는데, 활주로 역시 70년대 말 대학생 락밴드중


중심적인 밴드로 자리메김 합니다.



이러한 락 밴드들이 나올 수 있는 바탕에는 신중현을 중심으로한 소위 고고 밴드들이 뿌린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존의 밴드들이 번안곡이나 카피곡을 많이 앨범에 수록한데 반해, 대학생 밴드들의 경우는 번안곡이 아닌 자신들의


개성만점의 자작곡들을 수록하게 되는데요. 활주로 역시 모든곡이 자작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 이 당시 밴드들의 특징중 하나를 뽑으라면 기존 세대에 대한 반감과 왜색 뽕짝으로 물든 가요계를 나름


정화하자는 느낌이 역시 강했는데요.


이러한 특징은 고스란히 한국적락이라는 느낌을  추구하게 되는데, 산울림 같은 경우 초기는 청자같은 한국적 락을


하였고, 작은거인 김수철의 경우는 말 할 필요도 없이 작은 거인 시절뿐만 아니라 그의 솔로 생활까지


가장 한국적인 대중음악을 하는 뮤지션으로 큰 족적을 남겼으며,


활주로 역시 한국적인 락음악을 후신 밴드인 송골매까지 이어서 대표적인 활주로, 송골매식


한국적 락을 완성하는등 상당히 음악적으로도 튼튼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재미있는 사실중 하나는 이 앨범의 드럼을 배철수가 하고 있는데, 원래 배철수는 기타 보컬로 유명한데 이 앨범에서는


드럼과 보컬을 소화하고 있는데, 이들이 처음 세상에 나왔던 78년 해변 가요제를 준비하던중, 드러머가 갑작스럽게


탈퇴를 하는 바람에 기타 보컬이었던 배철수 아저씨가 드럼을 쳤다고 하네요.


여담입니다만 드럼은 거의 쿵빡 밖에는 잘 못친다는 이야기를 하시네요^^....


 이 앨범에서 가장 눈여겨 들을 것은 지덕엽씨의 기타입니다. 화려한 기타테크닉을 보여주는것은 전혀 없습니다만


하나의 흐름으로 한국적인 락을 표현하는데 기가막힌 플레이를 들려주는데요.


대표적인 한국락의 리프라고 불리우는 처음부터 사랑했네의 인상적인 리프나 탈춤의 편곡등은 정말 한국적락 기타


플레이가 어떤것인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교과서와도 같은 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것은 활주로의 경우 그 당시 살벌한 독재가 있을때 대학생 특유의 비꼼이 앨범 안에서 맴돌고 있는데요.


이것을 놓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은유적인 비꼼은 결코 현실도피적이지 않음을 내세우는 그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중 하나는 비록 앨범에 참가는 하지 않았지만 활주로 맴버였고, 비록 군대로 인해 앨범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아주 훌륭한 가사를 쓴 이응수씨의 기가막힌 가사가 이 앨범의 급을 달리해줍니다.



재발매된 씨디와 초판 엘피와 수록곡 순서가 틀린데요.


엘피의 경우 1. 처음부터 사랑했네, 2. 그대, 3. 친구를 생각하며, 4. 회상, 5. 누군가 왔나봐, 6. 탈춤,


7. 이빠진 동그라미, 8. 우리들의 젊음, 9. 탈인데 반해서 재발매된 씨디의 경우


1. 처음부터 사랑했네, 2. 탈춤, 3. 그대, 4. 친구를 생각하며, 5. 회상, 6. 이빠진 동그라미,


7. 우리들의 젊음을, 8. 누군가 왔나봐, 9. 탈로 왜 곡 순서를 바꾸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 재발매반의 경우 마스터 테잎이 남아있는 앨범이기 때문에 얼만큼의 음질을 내어주기는 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음질은 LP에 비해 답답하고 윤곽이 오히려 떨어지는등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음반입니다.


차라리 LP음질이 더 좋습니다.




단순히 송골매의 전신 밴드로, 아니면 그냥 배철수의 밴드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활주로를 시작으로 송골매 1,2,3집은 한국락의 빛나는 앨범이자 자랑스러운 한국적락의 교과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못들어보신 어린 친구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앨범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