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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Kim Jung Mi Now (김정미 나우)LP.

by Feelstar 2012. 1. 18.


제 생애에 드디어 외국에서 우리나라 70년대 락 앨범이 외국 라이센스 LP로 나오는 것을 보고 마는군요.

역사적인 일이라 감히 말하는것은 만들어진 아이돌 댄스 가수 앨범이 아닌 독재자가 저질이라면서

탄압하고 없애버렸던 앨범이 이렇게 2011년에 락의 본고장이라는 미국에서 발매가 됬다는 그 사실이 정말이지

역사적인 사건이 아니라면 어떤 사실이 역사적인 사실일까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음악 기사에는 어디에서도 발매 기사를 찾아보기 힘드네요.



재작년부터 뻔질나게 루머가 돌았습니다.

신중현 선생님의 앨범이 Fender사의 기타 증정식 이후에 발매된다더라. 김정미 앨범이 발매된다더라하는

루머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신중현 선생님이 직접 미국에 발매가 된다. 너무 꿈같은 일이다. 라는 인터뷰로 힘을 얻었지만

오매불망 기다리던 앨범은 발매가 계속 안되고 그냥 헤프닝으로 끝나는구나 했는데, 우연찮게 Amazon을 보던중

11월에 CD발매 12월에 LP발매라는 예약이 떴을때 와 감격이랄까요?

신중현 선생님 베스트 앨범과 김정미의 Now가 동시에 발매 예정으로 되어 있었고, 이것은 현실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저는 당연히 김정미의 Now앨범을 아마존에 주문을 했고, 드디어 저번주 금요일날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김정미의 앨범은 이미 3번의 한국에서 재발매가 이루어졌는데요. 처음 버전은 음질이 정말 많이 조악했고, 두번째와

세번째 역시 그냥 컴프를 잔뜩 걸어서 답답한 음색에 저질의 프로듀싱으로 컴프로 떡칠된 날선 음이 그냥

나오면서 부풀어진 중저음을 이큐로 조정도 안한 아주 형편없는 상태의 음질로 재발매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번에 발매된 Now는 이러한 조악한 음질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해소가 되었는데요.

일단 공간감이 풍부하게 살아났고, 컴프를 적당히 사용하여 부풀어 오른 음에 대한 이큐 처리도 완벽하고 깨끗한

음을 유지시키기 위해 소실된 부분을 최대한 살릴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는데요.

제대로 된 김정미의 Now는 이게 처음이다라고 말해도 틀린것이 아니라 생각될 정도로 좋은 음질을 들려줍니다.

아쉬운것은 이럼에도 불구하고 LP로 복각된 음원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힘들다는듯 여러군데 유실된 곳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LP 마스터링의 한계가 잘 들어나는것은

많은 컴프 계열을 사용해서 작업을 해야 해서 인지 좀 성형된 느낌의 음이 난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수준조차도 안되었던 기존의 발매와는 완전 환골탈태된듯

좋은 음질의 발매라는것은 거짓없는 사실이라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이번에 Lion Production에서 발매된 재발매 앨범은 나름 세심한 부분이 발견되는데요.

표지를 보시면 지금은 없어진 폰타나의 회사 로고를 그대로 살린것이랄지. 뒷 표지의 수록곡을 영어가 아닌

그냥 한국 발매에서처럼 한글로 나온점이라던지 하는점은 이들이 얼마나 섬세하게 작업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라 할 수 있는데요. 표지 역시 인쇄라던지 색감이 확 살아나서 LP 큰 표지로 봐도 어색함없이

멋진 표지를 감상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안 LP의 라벨지에도 역시 폰타나 회사의 로고를 그대로 살린 것이 인상적인데요. 확실한 고증을 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참 소장하는 재미도 살려준 발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미있는것은 Made In Korea라고 써있는것인데요. 안타깝게도 한국은 LP공장이 없습니다.

이런 복각까지 생각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재미있는데요. 수록곡은 표지와 다르게 영어 제목으로 되어 있는것이

상당히 이채롭고 재미까지 있습니다^^.


큼직한 풀컬러의 해설지는 김정미와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에대한 소개가 자세히 적혀 있는데요.


그 당시 사진 기사라던지, 제가 좋아하는 맨 오른쪽의 사이키델릭 티셔스를 입은 김정미누님의 사진도 실려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는 영어로 번역된 노래의 가사가 적혀 있습니다.


이 앨범은 안타깝게도 73년에 발매되었으나 독재자 박정희의 대중문화 탄압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것이

차단당한채 그나마 힘겹게 발매가 되었던 앨범으로 김정미와 신중현 선생님이 만들어낸 한국 대중음악의 최고작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그녀의 첫번째 두번째 앨범이 김추자의 대역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던 그녀가 선택했던 어쩔 수 없는 김추자식

풍성한 성량의 음색이었다면 본격 사이키델릭 음악을 했던 3번째 앨범인 바람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볼 수 있는 색끼가 좔좔흐르는 비음의 매력적인 음색이 본격적으로 터저 나오는 앨범인데요.

더욱 놀라운것은 김추자식 창법을 원래 구사했던 그녀가 자신의 노력과 신중현 선생님의 권유로

완전 다른 창법의 가수로 짧은 시간 탈바꿈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완벽하게 말이지요.

그렇지만 바로 그 시기에 바로 독재의 미친 광기가 대한민국을 얼어붙게 시작하던 시점이었는데요.

이 독재자는 신중현 선생님께 자신을 찬양하는 노래를 만들라고 명령(!!!!)을 했지만

나는 단지 음악을 만들고 하는 사람이지 정치는 잘모른다며 거절했던 신중현 선생님은 그때부터 활동의

제약을 받기 시작하는데요. 이유없는 공연 섭외 취소와 음반을 낼려고 해도 내주지 않는 그런 시절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본작 Now입니다.

왜색 뽕짝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암울한 시대에 한국적 락음악을 만들어낸 신중현선생님과

김정미누님은 이 앨범을 어느 누구도 발표해 주지 않아서 겨우 3곡을 녹음하고 바람의 수록곡중

몇곡을 추려 발표한 작품입니다. 이미 독재의 마수가 김정미 누님과 신중현 선생님을 깊숙히 괴롭히던

시절이었고, 그럼에도 이 앨범의 한국적인 감성과 음은 꼭 암흑같은 그때와는 다른 꿈결같은 세계를

원하고 창조하고자 하는 뮤지션의 세계가 총천연색 음으로 그려져있습니다.


색스러움이라는것이 저급한 저질을 듯하는것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표현된 앨범이 있다고 한다면

바로 Kim Jung Mi의 Now가 아닐까 합니다.

어쩔땐 신음소리를 내고 어쩔땐 유혹하는듯한 여우 소리를 내다가 어쩔때는 매력적인 서울 사투리로 천연스럽게

불러제끼는 그녀의 색스러움은 미니 스커트를 입으며 경찰을 피해 도망치면서 Nirvana 같은 고고 클럽을

다니던 우리 이모, 엄마의 젊은 모습이자 암울한 독재의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자유로움의 상징이라

더욱 이 앨범이 빛이나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도 한국적인 멜로디와 감성으로 만들어진 락으로 말이지요.


그토록 없애고 싶었던 이 앨범은 끝내 발매되자마자 바로 얼마 안있어 강제 소거 조치로 소각되었고, 얼마안가

한국의 락은 독재자의 미친 광기에 풍비박산 났습니다.

그 후 독재자는 부하에게 총맞아 죽고, Now앨범도 그렇게 잊혀 지는듯 했으나 2011년 세계 발매가 되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독재자의 딸은 지금 모 정당의 당수로 있습니다.

자유는 순간적으로 억압할 수 있지만 막아놓으면 봇물 터지듯 가둬둘 수 없습니다.

명반은 순간적으로 소거하여 태울 수는 있지만 결국 박독재자와 그 일당이 저질이라고 하는 그 음반은

70년대를 대표하는 사이키델릭 음반으로 세계에 팔리고 있습니다.

색스러운 명반이 존재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것도 한국적인 감성의 음악이?

여기 있습니다. Kim Jung Mi의 Now가 말이지요. 지금.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