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앰프수가 요즘 급격히 불어나 안쓰는 녀석을 정리하자 생각해서 제 취향과는 거리가 먼 오렌지 12L과
Frontman 25R 구입후 겹치는 Frontman 10G를 중고 사이트에 매물로 올려놨습니다.
운이 좋아서인지 제품들의 상태가 좋아서인지 그날 모두 팔렸는데요.
오렌지 앰프의 경우 다른 회사들과 달리 박시한 느낌이 너무 강하고 개성적인 음색을 중요시 하는 개인적 취향과는
반대로 플렛한 사운드 성향이기에 과감히 매물로 올렸는데 역시 상태가 A급이라 쉽게 주인을 찾게 되었습니다.
프론트맨 10G는 오렌지 앰프와는 다르게 음색은 25R에 비해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아무래도 좀 더 큰 출력의
Frontman 25R을 소장하는것이 여러뭐로 쓸모가 있다고 생각되서 판매를 하였습니다. 이녀석은 떠나 보내면서
진짜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돈도 얼마 안되는데 굳이 팔긴 아쉽다 생각은 들지만 요즘 앰프가
많이 늘어서 정리할 시점이기도 하고 해서 과감히 판매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기분좋은 거래가 되어서 중고 사이트에 제 글을 지울려고 들어가던 때 Helix-20 진공관 앰프 팝니다
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헬릭스라....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것 같기도 하고 ... 생각을 해보다가 아... 한국에서 예전에 OEM으로 제작된
Hiwatt사의 진공관 앰프였지 라는 생각이 딱 들더군요.
황급히 들어가 글 살펴보고 오렌지 12L판 가격에 얼마만 보태면 풀 진공관 앰프를 구입할 수 있구나... 하면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예전 2000년대 초반에 이 앰프를 낙원에서 본적이 있었는데요. OEM이지만 철저히 통제하여서 공장에서
뒷구녕으로 나온 몇몇개 빼놓고는 국내 판매가 정식으로 되지 않은 모델이라 구입을 못했는데요.
그 당시 이녀석 가격이 30만원때였는데 그 당시에는 30만원정도의 앰프라면 저렴한 편이 아니었던 시절이라
구매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던 앰프였습니다.
그 이후 친분이 있는 러브 엑스 스테레오의 기타리스트 토비가 메인 앰프로 운용하는 HIWATT DR-103 커스텀100
을 들어보면서 그 소리에 반하게 되었는데요.
아시다시피 Hiwatt는 보통의 앰프 회사의 운용방침과는 다르게 모든 이들의 앰프이길 거부하고 최고의 앰프를
만든다는 일념하에 고가, 고급 정책을 고수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기타리스트의 메인 앰프가 아닌 선택받은 뮤지션의 스튜디오 메인 앰프로 그 명성을 쌓아 가는데요.
최고의 기타 앰프가 아니면 Hiwatt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Hiwatt는 그 명성에 걸맞는 멋진 앰프를
제작합니다.
The Who의 Pete Townshend, Judas Priest의 K. K. Downing, Glenn Tipton. Oasis의 Noel Gallagher등등...
최고의 뮤지션의 메인 앰프로 자리잡은 이들은 중저가의 앰프는 철저히 배재하고 고가의 최고의 앰프를 내놓는
회사로 명성을 쌓아갑니다.
그러던 Hiwatt에서 대중적인 모델을 한국에서 OEM하게 되는데 그 중 한 모델이 바로 위의 Helix-20입니다.
워낙에 고가 모델을 주력으로 삼던 그들이기에 저가 모델 도전은 사실 생소한 것이었는데,
TR모델들은 Hiwatt앰프같지 않은 소리라 하여 아쉽다는 평이 대부분입니다만 유독 Helix-20은 싸게 잘
뽑았다는 말을 그나마 듣는 모델입니다.
그런데 요 모델은 참 재미있는 모델입니다.
Hiwatt Helix-20은 재밌게도 출력관이 보통의 Hiwatt에서 쓰이는 EL 84가 아닌 Fender AMP에서 출력관으로 쓰이는
6L6을 사용합니다.
한마디로 Hiwatt의 몸에 Fender의 심장을 단 셈인데요. ㅋㅋ 아마도 이러한 여러 정황으로 Hiwatt사는 그냥 이 모델을
단종시키고 EL 84를 사용하는 T 씨리즈를 제작한것같습니다.
좀 더 진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면 6L6의 경우 미국에서 제작된 진공관으로 보통 20W의 출력을 내어줍니다.
요즘 더 발전시킨 6L6 GC의 경우 35W까지 출력을 내주는데요. 자작품의 몇몇개는 이 35W 풀 파워로 구동되는
앰프들이 있는데 이런 앰프에 기존의 6L6을 사용하면 고장이 나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보통 기성품의 경우
20W의 정통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설사 고출력을 사용하면 설명서나 기체에 이러한
충분한 설명이 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1936년 미국에서 개발되어 대중적으로 저전압의 고출력을 내어주는 진공관으로 사랑받았고 미국관중에
유럽에서도 제작이 되어 널리 퍼진 진공관중 하나로 앞서 밝힌바와 같이 Fender 앰프의 심장으로 널리 사용
되었는데 fender twin reverb, Bassman, Blues Deluxe 등 이들의 대표 앰프에는 바로 6L6이 장착되어 있었고
지금도 물론 펜더의 출력관으로 사용중인 진공관입니다.
보통 이 진공관 보다 적은 출력의 5W를 내주는 6V6 진공관에는 이런말이 있습니다.
6V6으로 만들어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은 관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앰프를 잘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즉 6V6은 좋은 앰프를 만들기 매우 힘든 출력관으로 원래 고급 출력관은 아닙니다.
하지만 6L6은 누구라도 제작을 잘못하지 않고서는 이 출력관으로 나쁜 앰프를 제작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6L6은 매우 똘망똘망한 음압을 내어주는 출력관으로 화사한 음을 내어주는 출력관입니다.
개인적으로 출력관으로는 6L6을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L84의 경우 6L6보다 늦은 시기에 필립스사에서 개발된 진공관입니다. 싱글 출력 6W이지만 보통
기타앰프에는 2개 푸시풀로 15w정도 기타 앰프에서는 뽑아내는 출력관으로 미국계 6L6의 빔관과
달리 5극관입니다. 소리가 여성적이고 하이가 좋은 출력관으로
프로듀서이자 뮤지션인 제 친구의 표현을 빌자면 바로 앞에서건 5M뒤에서건 그 소리가 죽지 않고
바로 앞에서 듣는것과 같은 소리를 내어주는 출력관이라는 표현답게 힘이 좋지만 매력적인 고음으로
깨끗한 느낌을 잘 내어주는 출력관으로 Marshall, Vox, Hiwatt의 심장을 담당하는 출력관이 바로
이 녀석입니다.
앰프 도착후 바로 개봉해 보니 중고틱하지만 크게 손상되거나 이상있는 부분은 일단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크기가 무척 큽니다. 저는 실제 본지 오래되서 대략 펜더 프론트맨이나 Vox Pathfinder정도 크기거니
했는데 그놈들보다 훌쩍 큽니다. 무게 역시 비교가 안될 정도로 무겁습니다.
쉽게 공연장에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운 무게입니다.
확실히 제작된지 좀 된 모델이긴 하지만 세월의 흐름 빼놓고는 크게 흠잡을 정도의 파손은 없었지만 하이와트 상표가
저렇게 떨어져 나간게 좀 아쉽네요 ㅋㅋ...
보통의 영국 앰프에서 많이 보이는 방식처럼 게인과 볼륨을 같이 올려야 볼륨이 커지는 방식으로 되어 있고 3밴드
이큐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가변폭은 크지 않지만 운용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는 이큐였습니다.
따로 드라이브 채널이 있는 모델이 아닌 1채널 앰프로 저가형에서 많이 생략되어 있는 Stan-By가 장착되어 있었고
Led가 고급 앰프에 달려있는 큰놈으로 장착되어 있어서 보기에 좋네요.
사실 이 앰프의 자료가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 이유가 생산 대수도 적을뿐더러 한국에서 재작되었음에도 내수에
정식으로 풀린 모델도 아니었기 때문인데요. 처음 그래서 장착된 출력관이 보통의 Hiwatt앰프처럼 EL 84가 장착된줄
알았는데 6L6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초단관은 12AX7입니다.
스피커는 10인치 스피커인데 그리 좋은 스피커는 아닙니다. 별 설명 없는 스피커지만 프론트맨 스피커 보다는
자석크기가 큰편이네요.
앞서 말씀드린것처럼 이녀석은 Hiwatt의 한국출신 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공식 자료도 현재는 Hiwatt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이거니와 펜더 앰프에 사용되는 6L6을 출력으로 삼은 앰프기에 이거 진짜
Hiwatt앰프 소리가 나오는건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저가형 고물 그냥 싸구려 진공관 소리만 나는 앰프인가
내심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일단 진공관을 예열시키기 위해 30분정도 전기를 넣어 두다가 기타를 연결하여
소리를 들어보는 순간.....
봉잡았다는 생각뿐이네요.....ㅋㅋ
한마디로 Hiwatt 진공관 앰프 소리 납니다. 물론 고가의 HIWATT DR-103 커스텀100의 압도적인 소리는
아니지만 락킹하지만 마샬처럼 너무 기름진 소리가 아닌 담백하면서도 고음이 매력적인 하드함...
바로 Hiwatt의 본연의 소리가 납니다만 또 출력관의 영향인지 펜더의 음압같은 느낌이 조금은 베어있는
꽤 매력적인 소리가 정말 일품입니다.
아쉬운점은 공식 제원에서 밝힌 20W의 파워보다는 매우 작은 사운드가 좀 아쉬웠는데요.
정식적으로 6L6을 싱글로 물렸을때 충분히 20w를 내어주는 진공관임은 틀림이 없으나 트렌스의 성능의 한계
때문인지 아니면 내장 스피커가 성능을 따라주지 않은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략 10w정도의 소리로 밖엔
들리지 않네요. 물론 이게 진공관 10w라 생각하면 결코 작은 출력의 파워는 물론 아닙니다만 그래도 내심 20W
정도의 풀파워를 생각했던 저로서는 좀 아쉬울 다름입니다.
거기다 만듦새가 좀 떨어집니다. 겉은 가죽이 너무 허접합니다. 전통적인 Hiwatt의 로고와 디자인은 제대로
계승했음에도 질 낮은 가죽은 왠지 앰프의 마무리가 허접해서 동시에 앰프의 모습도 좀 싸구려의 느낌을 내게
해주네요.
Hiwatt앰프는 사실 고급화 전략으로 고급 앰프를 생산하던 회사입니다.
물론 요즘은 저가형 모델도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주력 상품은 고가의 앰프라고 볼 수 있는데요.
Hiwatt Helix-20의 경우 정통 Hiwatt의 앰프 설계에서 벗어난 6L6을 장착한 모델이라 사실은 제대로 소리가 날까
생각이 들었는데 Hiwatt의 그 사운드가 그대로 잘 재연된 모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다시 정통 설계로 회기된 Hiwatt T20 Combo가 Hiwatt Helix-20 두배정도의 가격인 700불 정도에 팔리고
있지만 Hiwatt Helix-20 역시 Hiwatt의 참맛을 느끼는데는 결코 부족함이 없다라고 생각듭니다.
아쉬운것은 지금은 구하기 쉬운 모델이 아니라는 점과 앰프의 마감이 전체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최소한 Orange Crush Pix 12L을 판 돈으로 산 앰프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당분간 Fender Champion 600이 담당했던 소형 진공관 앰프 사운드 녹음은 이녀석이 대신할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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