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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김민기 1집 87년반 LP.

by Feelstar 2025. 4. 12.

 

 기나긴 어둠이 드리워도 어느 순간 해는 떠오르고

찬란한 아침은 다시 옵니다.

 

미친 독재자의 서슬 퍼런 압제도 역사가 되어 사라진 순간이 찬란한 것은

그 어둠의 무서움이 있었고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요?

 

작년 미친 쿠테타 수괴의 압제를 지나고 있을 무렵 여름.

한국 포크계의 큰 별인 김민기 님께서 지병인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이 활동한 시기는 한국 역사의 역적 수괴의 끝판왕인 박정희가 철권 통치하던 시절이었고

독재자의 입맛에 맞지 않은 노래는 금지곡으로 되어 온갖 탄압을 받던 암울한 시대였습니다.

 

 

70년대 되면서 노쇄한 독재자의 폭압은 그 절정을 이루었고 자신을 찬양하는

노래를 만들지 않겠다 한 신중현 선생님을 잡아들이고 고문하고 곡을 모두 금지시키는

한국 대중음악 압살 정책을 실현합니다.

김민기 님은 69년 서울대 미대를 입학하고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합니다.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아침이슬곡에 대한 것인데

원래 이 곡은 미발표곡으로 악보만 존재했던 음악이었는데

선배 김민기님을 보러 온 양희은님께서 찢어진 악보를 발견하고

그것을 다시 붙여 불러보니 너무 좋은 곡이라 생각해서

자신의 앨범에 수록하였는데 명곡의 탄생 순간이 찰나에 갈리는 에피소드라 생각합니다.

 

 

 양희은 앨범 발표 1달 후 김민기님은 아침이슬이 추가된 데뷔앨범을 작업하고

발매를 하였습니다.

이 앨범은 그 당시 많은 한국 포크음반들이 번안곡을 위주로 발표했던 것에

비해 자작곡의 비율이 높았고 담담하고 음울하게 부른 아침이슬의 곡은

양희은님의 수록곡과 묘한 대비를 이루어 상당히 인기를 끕니다.

박정희 독재 세력은 그러한 김민기님을 요주 인물로 꼽아놓고

72년 서울대 물리대 신입생 환영회에 초대받아 꽃 피우는 아이, 우리 승리하리라

해방가를 불렀는데. 이튿날 새벽에 동대문경찰서로 연행됐고

본격적인 박정희 대중음악 탄압인 75년이 아닌 72년에 김민기의 모든 앨범은

회수명령이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지금 71년에 발매된 데뷰 앨범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이미 퍼진 명곡을 막을 수 없었고 아침이슬은 이후 우리에게 시위 때 꼭 부르는

자유의 송가로 지금도 울려 퍼집니다.

박정희를 물리칠 때도 전두환을 물리칠때 박근혜를 끌어내릴 때 윤석렬을 파면시킬 때도

이 노래는 계속 불리웠습니다.

본격적인 탄압은 대대적인 대중문화 탄압기인 75년에 가사를 문제 삼아 공산주의찬양이라는

낙인을 찍어 전두환 정권 말기 87년까지 방송금지 앨범으로

이 앨범을 죽이기로 작정하지만 이 명반은 결코 죽지 않고

전두환 정권을 죽이는데 큰 이바지를 합니다.

 

 

 아시다시피 이 앨범은 71년 처음 제작된 초반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72년 3월에

대대적인 회수가 됩니다.

두 번째 버전은 72년 2월에 발매가 되어 3월에 회수가 되면서 이 두 버전들은

방송국이나 음악다방등에서는 국가가 회수를 했고 매우 희귀한 앨범으로

되어 지금 매우 고가로 판매가 됩니다,

이후 다시 회수 명령이 철회되고 72년 여름부터 다시 발매가 되면서

발매가 재계되지만 75년 박정희 대중문화 탄압 이후로는 금지 앨범이 되어

소지만 되는 것으로 체포될 수 있는 금지 앨범으로 되어

88년 대대적 사면 때 이 앨범은 다시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었는데

재밌는 사실은 이러한 사면 전에 87년 발매는 김민기님의 허락도 안 받고

국가가 아직 금지 앨범으로 올라가 있던 그 시점에 발매가 되었다는 겁니다.

더 재밌는 것은 이 앨범이 수록곡도 당시 억지로 넣어야 했던 건전가요를

빼면 8곡 밖에 수록되지 않은 어정쩡한 재발매 앨범이란 점입니다.

이후 90년에 제대로 된 재발매 앨범이 다시 발매되어 이 87년 앨범은

인기가 가장 없는 버전으로 기억됩니다.

 

이 앨범은 사실 음반의 녹음이나 편곡 측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앨범이라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씁쓸한 감성의 곱씹어 보면 정말 맛깔나는 가사의 한국적 포크를

우리는 거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앨범이 왜 명반인가? 하는 물음이 전혀 없는 감상 해보면 끄떡여지는

가슴 후벼 파는 이 앨범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감상하는 한국 포크의

명반입니다.

 

다시 한번 고 김민기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