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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Blur Leisure (블러 레저) LP.

by Feelstar 2012. 10. 5.



 Blur가 런던 올림픽 폐막식 공연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 해체를 했습니다.


더이상 멤버들이 모여 음악 활동을 하기에는 이제 힘들다는 것이 그들의 공식적인 발표였지만 사실 2000년대 초반에


해체를 말했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을 만큼 몇몇 공연을 빼고 나서는  활동을 보이지 않은


그들이기에 어쩌면 모두들 예상했다는 반응이었고, 별 큰 이슈도 아니다는 반응까지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90년대를 10대, 20대로 보냈던 나에게는 Oasis의 해체와 더불어 90년대를 대표했던 밴드의 해체를


접한 순간이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의 20대들에게는 추억의 밴드들중 하나였겠지만 저에겐 소년기를 같이 보냈던 밴드였기에 그리고 전성기의


아름다운 그들을 기억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아쉽네요.




 몇년전 지인에게 예상도 못했던 큰 선물을 받았는데요.


바로 Blur Leisure의 LP앨범이었습니다. 그것도 상태가 A급인 재발매본이 아닌 바로 활동 당시에 나왔던 라이센스


초판으로 말이지요.


사실 아시겠지만 90년대 초반에 한국은 LP의 발매가 끊기게 되는데요. 그 시기에 맞물려 있던 Blur Leisure는


발매 자체가 매우 소수였고, 그것은 외국도 마찬가지여서 Blur Leisure의 LP는 재발매반이 아니면 구하기 힘든


매력적인 음반이고 가격도 상당해서 소장하겠다는 마음도 못 가질 정도였는데, 이렇게 좋은 앨범을 선물받게


되었습니다.




 발매되었을 당시에 아직 브릿팝, 브릿락이라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많은 내외의 평론가들은


Blur의 음악을 듣고 펑큰롤이라는 말로 그들을 소개 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90년대에만 불렸던 장르명이니 만큼


굉장히 그리운 용어입니다.


지금 Blur Leisure를 들어보면 사실 굉장히 Psychedelic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한 Rat2의 기타 사운드로 유명한 그들의 대표 싱글인 Song 2의 거친 기타음을 이미 Repetition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요. 좀더 느긋하고 나른한 리버브 사운드에 섞여 있다는 차이점과 Psyche한 느낌이 다를 뿐이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블러의 가장 최고의 음반을 뽑는다면 Leisure를 뽑는데요.


락킹하면서도 락의 본질을 꽤 뚫은듯한 아주 진한 느낌이 좋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 진출을 염두하기 전이라 영국식 짙은 발음의 Damon Albarn의 목소리가 더 듣기 좋고, 


Graham Coxon의 꾸밈없는 초기 거친 사운드도 친근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최소한 지금 이순간에는 Blur라는 밴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몇년 지나면 다시 재결합을 할 수도 그들의 새로운 신보를 다시 녹음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 이대로도 그들이 남겨놓은 앨범만으로도 굉장하다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는 밴드라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