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

와일드로즈 그대처럼 마음속의 그대 LP

by Feelstar 2020. 11. 15.


 날이 추워지면서 코로나 환자들이 폭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거기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중국과 북한의 난방 초미세먼지와


바람에 의한 한국 발생 미세먼지... 이젠 겨울초입부터 미세먼지는 항상 오는것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일주일 시작하시길 빕니다.




 요즘은 제가 프로젝트에 올인하느냐 바뻐서 한참동안 레코드점을 가지 못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거의 4개월만에


레코드점을 가서 염가반을 뒤지던중 귀퉁이에 내팽겨쳐 있는 한국 LP 발견....


와일드로즈라..... 그렇지... 예전에 락발라드 한곡이 떴었는데 하는 생각과 더불어 그래 단돈 천원짜리 앨범이니 그냥


구입하자 하면서 염가반에 있던 몇장의 빽판과 같이 구입을 하고 왔습니다.



 염가반이라 사실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상태가 메롱인것이 많고 해서 복불복으로 가져 왔는데 한번 쓱 닦아주고 턴테이블에


올리니 겉면의 허접함과 달리 소리는 잘 나왔습니다.


그냥 무슨 정보 이런거 찾기 보다는 일단 아무 기본 지식 없이 쭉 들어보자 생각을 했던지라 그냥 논스톱 고고....


딱 시작부터 나오는 쌍팔년도 락 발라드...그래 이곡은 나도 라디오에서 들어본 곡이다... 그곡이 바로 그대처럼...


담곡은? Knocking On The Heaven's Door.... 편곡도 쌍팔 메탈이랑 가요를 잘 믹스해서 나름 편곡도 무난하네....


다음곡... 다음B 사이드...



 저보다 대략 2살정도 많은 정도의 누나들의 앨범을 듣고 생각난건 생각보다 연주도 잘하고 편곡도 괜찮고 그 당시 가요 녹음


을 생각하자면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녹음... (사실 그 당시 락 앨범이라면서 기준 미달의 정말 형편없는 녹음을 가만 한다면


이건 그 당시 메이저 가요 회사 녹음 정도 수준이네요.)


거기다 한국에서는 쌍팔년도 이브 이후에 다시 나타난 순수 여성들만의 밴드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의 한계도 바로 알수 있었는데요. 저도 이 당시 연주하고 공연하고 다니던 락키드입장에서


확 느낄 수 있는 큰 갭이 있었습니다.



 이 앨범이 사실 쌍팔년도에 나왔으면 이해가 가고 오히려 지금보다 더 인기가 있어서 좀 더 매니아가 있었을텐데 이미


쌍팔년도 메탈이 망하고 얼터너티브 광풍이 분지 이미 2년도 훨씬 지난 그 시점에 나온 한물간 메탈을 ....


아마 그 당시라면 락 음악좀 들었으면 다 알았을것입니다.


 사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쭉 서울에서 생활하고 자랐고 홍대고 신촌이고 강남이고 이태원이고 최신 락 앨범을 구입하고


들을 수 있었기에 그 당시의 세계 흐름을 놓치지 않았을 수도 있었고 그 당시에 사실 서울은 일뽕들 보다는 미국 문화를


추종하는 소위 헐리우드 키드들을 삼촌으로 둔 서울 애들이었던 우리들은 그 당시 얼터너티브가 히트칠때 바로 접할 수


있었지만 지방을 가면 아직 오지오스본이나 주다스 카피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들이거나 경상도 쪽은 일본과 가까워서


일뽕들도 있었기 때문에 참 느리다 생각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된것도 아니고 음악소식이라고는 핫뮤직 같은 잡지 아니면 큰 레코드점에서 나눠주는 무가지


음악잡지들 밖에 없었고 그나마 서울에 있던 저같은 사람은 그런거라도 보면서 AFKN에 나오는 최신 미국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데 반해 지방은 그런 정보에는 절대 닿을 수 없는 시절이었고 지방 밴드들은 2000년대가 다되도록


아직도 쌍팔년도 메탈이 락의 주류였습니다...



 이 앨범을 들으며 느낀건 바로 그 시대에 뒤졌던 그 당시 한국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이 앨범에 꼬집을 만한 것은 딱 그거 하나 밖에 없습니다. 연주도 괜찮고 음악도 괜찮고 보컬도 시원하게 노래 잘하고


뭐하나 빠지지 않은데 뭔가 이상한 거 하나.... 바로 그 당시 90년대 세계 시장에서 사장된 노래를 내 놓은 앨범이라는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초 정말 락음악 하기 힘들었던 락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대한민국에서 여성들만의


지방 밴드가 이렇게 중앙 무대에서도 섰다는 점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쾌거라 생각합니다.


당시에 자신들의 꿈을 위해서 이렇게 앨범까지 낼 정도의 열정으로 살았던 그녀들의 결과물에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당시의 시대에 뒤졌던 대한민국 음악계의 한계도 확인할 수 있었던 앨범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