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

신중현 김삿갓 CD.

by Feelstar 2010. 7. 31.

한국에 최고의 음악인중 한분인 신중현 선생님의 97년작 김삿갓은 그 당시에는 사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그냥

조용히 묻혀버린 비운의 명작중 하나였습니다.

보수주의자들에게는 각하를 물먹인 건방진 약쟁이로 젊은 이들에게는 시대에 뒤떨어진 노인네로만 생각되던

90년대 신중현은 2000년대 들어 서서히 그의 히트 앨범들이 복각됨과 동시에 웃기게도

외국에서 먼저 그를 재조명 하면서 다시 한국에도 재조명이 되었고,

그 인기에 편승하여 97년 당시 한마디로 파리만 날린 이 김삿갓이 다시 재발매 되기까지 하는데요.

이것도 씁쓸하지만 한국팬보다는 외국 팬들을 위한 재발매였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저역시 사실 지인이 신중현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한 밴드의 일원이 되어 신중현 선생님의 작품을 추천해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90년대 후반이군요.

이 앨범은 사실 발매 사실 조차도 알지 못했었습니다만, 오히려 재발매 될 시점에 발매가 된것을 알았으나 재발매반

보다는 오리지널 반을 찾기 위해 일부러 구입을 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싼가격에 미개봉 초판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90년 초에 발매된 무위자연의 경우는 그동안 자신의 히트곡을 다시 재해석하여 녹음한 앨범이라고 하면

이 김삿갓은 90년도에 발표한 신곡으로만 이루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할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음반 전체에 녹아 있는 짙은 한국적 음을 자연스럽게 락에 녹여 여지것 발표했던 한국적 락을 자연스럽게

표출함과 동시에 녹슬지 않은 기타 연주가 상당히 빛을 발하는데요.

곡과 곡이 끝나는 시점에서 왼쪽으로 사라지는 전곡에 꼬리를 물고 오른쪽에서 시작되는 구성은 자칫 유치할수

있지만 곡의 흐름과 맞물려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 신중현 최고의 작품이자 가요계 최고의 작품으로 뽑는다면 신중현과 엽전들의 1집을 뽑는데요.

신중현 작품중 가장 국악적이면서도 가장 락적인 앨범이면서도 가장 자유 분방한 곡구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

을 합니다.

80년대 해금이후 활동한 뮤직파워 시절은 연주는 최고였습니다만 아쉽게도 음악적으로 그의 장점이라고 하는

민요를 바탕으로한 한국적 음이 희석되어서 참 아쉬웠는데요.

97년 발매된 김삿갓은 한국적 음 뿐만이 아니라 리듬까지도 한국의 장단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참 대단합니다.

구성도 신스, 기타, 베이스, 드럼, 꾕과리등 국악 타악기만 등장하고 더빙이 많이 없는 방식은

어찌보면 단촐하고 초라해 질수 있지만 탄탄한 구성과 연주력은 그러한 우려를 싹 날려 버립니다.

녹음은 로 파이적이지만 앨범의 품위를 상하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구수한 음을 잘 뽑아내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더 좋게 녹음을 왜 못하냐면서 산타나와 비교하면서 진짜 녹음 너무 구리다는 악평을 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이러한 단촐하면서도 정감있는 프로듀싱이야말로 신중현적이다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화려함보다는 구수한 것이 더 멋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머리에 삿갓 하나 쓰고 기타 메고 하얀 적삼 하나 입고 손에는 석장 하나 쥐고 자신이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속세를 바라보며 소주 한잔 들이키고 세상을 노래하는 가인의 풍채를

자신이 이룩해온 한국적 락으로 표현하는 그 소리가 어찌 안아름다울까요...


신중현 선생님을 위해 펜더사에서는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신중현 모델을 헌정하는 경사스러운 행사도

하였고, 몇달뒤 10월엔 베스트 앨범 2장짜리 씨디와 김정미 NOW앨범이 세계 발매가 됩니다.

가장 한국적인 음악과 사악한 권력에 굴하지 않은 그의 음악 행보가 드디어 세계에 인정을 받았다는데에

한국 음악계의 쾌거이자 경사이지만 그 어디서도 이러한 기쁜 소식은 접할 수 없고 그저 헐벗은 남자 여자

붕어들만 보이는 이 한심한 음악계를 보면 정말 고개만 저어질 뿐입니다.



뭐랄까요 생각보다 정말 좋은 앨범 같습니다. 물론 기대도 했지만 이건 기대 이상의 앨범이네요.

이러한 앨범이 조용히 묻혔다는데에 참 고개가 갸웃거려 집니다.

한국락은 들을게 없다고요? 한국적 락은 없다고요? 이앨범 한번 들어보세요. 그런말 못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