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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Zenith L-622 AM Clock Tube Radio (제니스 L-622 Am 시계 진공관 라디오)

by Feelstar 2015. 6. 14.



 제가 어렸을적만 하더라도 시골에 놀러가면 투박한 4각형 큰 건전지를 검은 테잎에 뚤뚤말어 연결한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할아버지는 매일 켜놓고 계셨고, 저 역시 요즘처럼 케이블 티비에서 모든 야구 구장의 경기를


중계방송하는것이 아니라 주말 중계 방송 빼고는 모두 라디오로 중계를 듣던 시절이어서 사실 라디오를 많이


들었던 .... 아니 라디오가 필수였던 시절을 살아왔습니다.


당시 모든 집에서 컴퍼넌트 오디오가 있었던 시절도 아니었고 우리집도 제가 중학생이 되서야 태광 에로이카에서 나온


오디오를 처음 구입했던 시절이었고, 음향기기가 상당히 고가였던 시절이었지만 그 당시에도 진공관 앰프는 거의


꿈의 기기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우리 아버님의 젊은 시절에는 제니스 진공관 라디오만 있으면 그 집은 부자라고


봐도 될 정도의 고가의 꿈의 기기였다고 합니다.


슬픈 사실은 사실 제니스의 라디오들이 본국인 미국에서 대단한 위치였느냐.... 물론 아닙니다.


보급형 라디오로 이름이 높은 제니스는 사실 고급 모델 몇몇 빼고는 사실 보급형 라디오를


생산하던 회사였다는 점인데요.... 그 당시 얼마나 한국이 못살았는가를 보여주는 일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략 요녀석이 그 당시 잘 벌었던 사람의 4개월 월급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살 수 있었다는데


지금 이베이에서 진공관 라디오의 가격이 대략 20-100불 사이라는 점을 안다면 아이러니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라디오 가격보다 더 비싼 운송료까지 합친다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말이지요 ㅋㅋ)




 요즘 외국을 통해서 예전 진공관 라디오를 구입들을 하시는 지긋한 나이의 어른들을 많이 봤는데요.


(물론 구입은 대부분 아들들이 대신 해주시지만 ㅋㅋ)


아무래도 그 당시에도 고가였던 텔레풍켄같은 독일 라디오가 단연 인기가 많고 음질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의외로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제니스의 제품들도 심심찮이 볼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요즘은 라디오를 거의 듣지 않는 저로서는 사실 진공관 라디오를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다가


우연히 요즘 발매되고 있는 모노반들 때문에 갑작스레 구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바로 진공관 라디오중 몇몇 모델들은 인풋이 있어서 라디오로도 쓸 수도 있고


오디오 앰프로도 사용 가능한 모델들이 있는데요.


원래 모노 음반의 경우 모노 진공관 앰프로 들어야 제맛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듣던 저로서는 처음에


진공관 앰프를 자작할 생각을 가지고 6V6 모노 진공관 앰프를 자작할려고 거의 부품까지 모두 모았는데


결국은 케이스와 트랜스 가격들을 보고 포기했습니다.


요즘 자작도 돈이 많이 드네요.... 그래서 생각을 접고 있다가 요즘 싸게 나오는 진공관 라디오를 노려보자


해서 관심있게 보던 물건 Zenith L-622가 드디어 장터에 나와서 바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장터 글에는 뒷부분이 파손되어서 저렇게 처리 했다라고만 했는데, 실제로 물건을 받아보니 아무래도


플라스틱 바디라 그런지 제법 큰 금이 가있는 곳이 꽤 되었습니다.


그런데다가 볼륨을 올리면 채널 인디케이터 캐노피가 안쪽이 깨져서 부르르 떨리기까지 하네요...


거기다 전원 케이블은 노후화되어서 곳곳이 갈라져있었습니다.




 일단은 보기 흉하긴 하지만 임시로 검은 테이프로 절연해놓고 합선을 방지해놓았습니다.


그리고 부르르 떠는 캐노피의 경우 안쪽에 고무를 넣어서 완충을 만들어 부르르 떠는 것을 잡았습니다.


항상 중고 제품을 구입하면 감수해야 되는거지만 사진에서만 보던것과 달리 구입하고도 또 제손으로 수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짜증나긴 하네요...


케이스 금들은 사실 어쩔 도리 없이 케이스 모양대로 바로 잡는 수밖에 없어서 다시 해체후 특별한 처리 없이 위치만


제대로 잡았습니다.


 아마도 상태 좋은 Zenith L-622이 있었다면 이녀석은 구입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행이 악기 수리는 이골이 난 저인지라 이런 간단한 수리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악기 수리에 잼병인 분들의 경우


돈을 들여 수리를 또 해야되는데 파는 사람은 완벽하다는 말만 써놓았으니... 요즘 한국 중고 사이트의 믿음이


점점 떨어집니다. 왠만하면 이젠 직거래 아니면 하기 싫어지네요.


거기다 먼지 제거하신다고 뭘 발라 놓았는데 그게 엄청 끈적거려서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wd-40을 뿌렸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고 싱크대 청소하는걸 바르고 닦았다고 하는데.... 원래 오래된 플라스틱 바디의 경우


wd-40을 바르면 녹습니다. 만일 발라놓았다면 일단 물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화장지를 이용해서 찐득한 부분이


전혀 안느껴 질 정도로 싹 닦아내고 나서 다시 물수건으로 닦고 다시 화장지로 다시 찐뜩하게 녹은 부분을


싹 닦아내는걸 반복해야합니다.


가끔 wd-40을 구리스 같은 윤활제로 생각해서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 제품에도 뿌리는 분들이 계신데 진짜 큰일


납니다. 만일 뿌려놓은 악기나 오디오를 구입하셨다면 그냥 반품하시고, 실수로 뿌리셨다면 위의 과정을 통해


모두 제거하셔야됩니다.


그리고 가끔 악기나 오디오에 때 제거 하신다고 제거제나 가구 청결제 광택제 같은거 뿌리시는데 그런거 뿌리지


마시고 물수건으로 제거하시고 화장지와 마른 수건으로 마무리 하십시오. 특히 플라스틱 바디로 된 제품에는


절대 뭐 뿌리지 마시고 꼭 물수건 마른수건 화장지 3가지만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때 제거한다고 뿌려놓은게 끈적입니다. 엄청 닦았는데도 지금도 끈적이네요... 앞으로 몇번은 더 닦아야 해결


되겠네요. 차라리 때가 묻은게 더 나은데 꼭 뭘 뿌려놓으신것 때문에 망한 것들을 가끔 보는데 혹시라도 글을 보시는


분들은 절대 때 제거제나 wd-40같은건 절대 뿌리지 마세요. 다시한번 강조 말씀 드립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공관 라디오에 쓰이는 진공관들은 기타나 오디오 앰프에 있는 진공관과는


다릅니다.


라디오다 보니 라디오 송신관, 그리고 단가를 낮출려고 트렌스리스 출력관인 50c5를 사용했고, 요즘은


사용할 필요없는 정류관 35W4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딱 저와트의 값싼 가격으로 제작 가능한 라디오 라는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공관이 가진 매력적인 사운드 역시도 가감없이 들려주는것은 부인 할 수 없습니다.


이 라디오관들의 경우 한국에서는 보통 진공관과 비슷한 가격이지만 이베이를 뒤져보면 셋트로


20-30불이면 몽땅 5개 구입할 수 있고, 대략 개당 한화로 4000원 안팍에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지 관리도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Zenith L-622를 구입한 가장 큰 목적...


바로 인풋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노 인풋으로 여기서는 재미있게 포노앰프로 표기되어 있군요.


이 모노 인풋을 이용해서 연결하면 외부 기기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모든 진공관 라디오가 그런것은 아니니 혹시 외부 인풋이 꼭 필요하신 분들은 자신이 구입할 제품에 인풋이 있는지


알아보셔야 됩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이 모노 인풋을 이용해 모노용 진공관 오디오로 활용할 계획이라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였습니다.




 시계를 조정하는 건데 사실 매일 켜놓고 사용할려고 구입한게 아니라 굳이 맨날 셋팅을 할 필요가 없는 저로서는


별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제가 구입한 녀석은 알람도 잘되고 시계도 잘 갑니다.


파워에서는 재밌게 앰프와 시계, 오프, 시계만 돌아가계 이렇게 3가지로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재미있는건 톤 콘트롤이 있다는 점인데요.


의외로 꽤 깊이 먹습니다. 톤 가변폭이 커서 무슨 악기 조정하는 수준으로 깊숙히 콘트롤이 가능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전원을 넣고 라디오를 틀자


잘 잡힙니다. 다른 기능 역시 이상없이 잘 동작을 하고 시계 설정 노브가 상당히 뻑뻑해서 처음에는


안돌아가는줄 알 정도로 빡빡하게 되어있는것 빼고는 이상없이 잘 작동이 됩니다.


특히 라디오 수신 인디케이터 저 눈금이 돌아가는 맛도 좋고, 시계도 재깍재깍 잘도 가서 의외로 보는 맛도


좋습니다.


라인 인풋으로 설정하고 노래를 듣기 위해 옮기니 역시 이상 없이 잘 동작합니다.


발열이 좀 있는 편으로 플라스틱 케이스가 후끈 거릴 정도로 금방 온도가 올라가긴 하는데, 역시 진공관


라디오 답게 뜨겁지만 어느정도 올라간 온도에서 더이상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대략 켜놓고 15-20분 정도 있으면 진짜 멋진 진공관 세츄레이팅이 제대로 섞인 멋진 소리가 쏟아져


나오네요.


 모노반인 iron butterfly의 Heavy와 Cream 앨범들을 차례로 들어봤는데 진짜 인상적이네요.


스테레오반인 Black Crowes의 음반들도 무리없이 모노로 감상하기에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달려있는 4인치 스피커에 대해서 사실 의구심도 좀 있었고 못내 못믿어워했지만 의외로 음질이


꽤 좋네요.


 저렴한 가격에 모노 진공관 앰프를 구하는 사람들한테 중고 진공관 라디오는 훌륭한 대용품으로 각광받을만큼


좋은 음색을 들려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단독으로 스피커를 물린다던지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냥 라디오 하나만 켜고 소스기기만 물려주면


훌륭한 모노 진공관 앰프로 사용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가능하기도 하거니와 생김새에서 풍기는


빈티지함까지 생각한다면 진공관 라디오 1대 정도 구입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다행이 몇일전에 깁스를 풀고 보조기로 바꿔서 글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아프고 보조기를 6주정도 더 착용해야하고 아직 부러진쪽 팔에 힘이 안들어가고 재활운동도


해야 하지만 더운 여름 깁스를 풀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지금 일단은 기쁘네요.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