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 Triangle Big Muff (일렉트로 하모닉스 트라이엥글 빅머프) 자작기.

사실 빅머프를 자작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만들기도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빅머프 러시아도 기성품으로 가지고 있고 해서 별로 제작할 필요는 없었습니다만

기성품이 부피가 커서 가지고 다니기 불편하고, 아무래도 대량생산형이라 좋은 부품보다는

저렴한 부품들로 제작되어 있어서 좋은 부품으로 자작한것이 당연히 소리는 더 좋을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자작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기판을 구입하여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만능기판으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제작을 하는것을 택하여

과연 크기를 밥공기에 넣을 수 있는가가 관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설계는 트라이엥글 빅머프 방식으로 제작을 하기로 하고, 콘덴서는 Pilkor의 MKT 콘덴서를 택하였는데

아무래도 기판 크기 때문에 부피가 적은 MKT로 제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560P 콘덴서는 스티롤 콘덴서로

제작을 했습니다.

저항은 워낙 많은 값들을 사용하는지라 안타깝게도 고급 저항만으로는 수급이 불가능 했습니다.

잘 쓰이는 값같은 경우는 제가 가지고 있는 고정밀 고급 금속저항과 빈티지 카본 콤포지션 저항으로 사용을 했지만

없는 저항값같은 경우 새로 주문하지 않고 그냥 제가 가지고 있는 카본 피막 저항으로 제작을 하였습니다.

티알은 2N5133을 사용해야 원래 트라이엥글 빅머프 부품과 같지만 이미 제가 제작한 Mayo Fuzz가 2n5133을

사용했고, 또 제가 가지고 있는 러시아 빅머프 역시 BC549를 사용했기 때문에 겹치지 않은 2N5088로 제작을

하였습니다. 보통 이 TR은 70년대 말부터 미국 빅머프에 사용된 녀석으로 소리는 시원하고 쭉 뻣는 느낌이

강한 TR입니다.

다이오드는 원래 오리지널 Big Muff에서도 사용했던 1N914를 사용했습니다.

의외로 크기는 그리 크지 않게 제작이 가능하였습니다. 보시는것처럼 복잡해 보이지만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

자작자라면 그리 힘들지 않게 제작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단 초보자들은 기판을 구입하셔서 제작을 하시거나

아니면 다른것을 제작하길 바랍니다.

한가지 제작하다가 큰일날 뻔한것이 있는데요. 원래 이펙터를 만들기 전에 전 부품들을 펙으로 모아놓고

제작하는데, 저항도 그냥 한곳에 몰아놓고 띠를 보거나 테스터기로 재면서 제작을 하는데

820옴 빈티지 카본 저항이 1.1K로 나오는것이 아니겠습니까... 허... 그래서 제가 구입한 820옴 카본 저항들을

살펴보니 값 차이가 심한 녀석이 10여개중 4개나 나왔네요. 가끔 카본 저항의 경우에 아주 드물게 이런 경우가

생기는데요. 이녀석들은 측정된 값으로 사용을 해야겠습니다^^

이런 우여곡절끝에 제작을 마쳤는데요. Ampeg Scrembler보다는 그나마 좀 쉬운편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만능기판으로 제작하기 쉬운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서 쓴것과 같이 초보자시라면 그냥 기판을 구입해서

제작하시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소리는 역시 제대로 입니다.

4티알에서 나오는 특유의 빅머프의 두툼하면서 부드러운 디스트사운드는 정말이지 일품인데요.

트라이엥글 설계로 했지만 아무래도 요즘 부품으로 제작을 해서 그런지 빈티지한 색깔보다는 요즘 빅머프와

음색은 거의 비슷합니다. 마요보다 오히려 사운드가 더 부드러운데요. 이것이 참 의외였습니다.

보통 Pilkor MKT의 경우 부드러운 소리보다는 거친 소리가 나기로 유명한데

이 빅머프의 경우는 뻣음이 좋고 빅머프 특유의 부드러움은 그대로 간직한 사운드가 납니다.

빅머프야 워낙 유명한 녀석이라 퍼즈와 디스트를 좋아하시는 자작인들이라면 필수 코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성품이 있는 분들이라도 한번 자작해서 좋은 부품으로 제작하면 좋은 소리도 얻고 부피도 줄이고 일석 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겠네요.

그리고 보통 빅머프를 자작하는 분들이 말하는 노이즈는 제가 자작했을땐 거의 없었습니다.

빅머프를 자작하면 잡음이 많다는것은 헛소문이니 현혹되지 마시길^^...

즐거운 추석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