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작년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 만큼의 자작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중 아쉬웠던 것도 있었고 나름 깜짝 놀랄 만큼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2개의 이펙터를 뽑으라면
Devi Ever사에서 나온 Soda Meiser와 12AU7을 이용한 Vibracaster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두녀석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면서 올해의 자작기들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어떤 분이 또 글을 올리셨더군요. 기판이 정말 작은데 만들기 쉽겠다고요^^
퍼즈들을 한두번 만들어 보신 분들이라면 이소리가 쏙 들어갈 정도로 짜증난 작업이 퍼즈 제작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텐데 하면서 저혼자 빙긋이 웃곤 합니다.
저 역시 사실 자작을 시작했던 이펙터가 퍼즈 페이스였고 그 기판을 보고 이거 너무 쉬운데 나라고 못 만들까
하는 생각에 시작을 했으니까요^^...
각설하고 올해 그 수많은 퍼즈 자작들 중에 가장 인상에 남은 녀석은 바로 Soda Meiser였습니다.
사실 현대 퍼즈들은 저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 녀석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러한 실망감을 단 한방에 날려준 녀석이 바로 위의 Soda Meiser였습니다.
설계를 언급하자면 그 무식한 MPSA 18이 3개나 들어가는 녀석으로 얼마나
소리가 과격할지는 말 안해도 알것입니다.
거기에다 빈티지한 음색을 내어주는 PNP Silicon TR인 2N2907이 1개가 사용된 녀석으로
저는 이 제작을 위해서 Pilkor의 MKP 콘덴서와 고정밀 금속 저항을 사용하여서 제작한 놈입니다.
이 퍼즈 제작의 팁을 하나 드리자면 2N2907의 HFE값에 따라 성패가 크게 좌우 됩니다.
모든 퍼즈들이 TR의 HFE값에 따라 성패가 좌우 되는데 Soda Meiser역시 마찬가지로
가장 신경써야 될 부분입니다.
그냥 만드는데 의의를 둔다면냐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정도의 경력도 아니고
그정도 퀄리티의 퍼즈를 만들기 위해 자작하는것이 아니니 만큼, 최상의 TR을 선별하여서 소리는 제가 원하는
그런 퀄리티의 소리가 나온것 같아 매우 흡족했고, 또 놀라웠습니다.
역시 제작도 그렇게 힘들지 않을 분더러 부품도 구하기 쉬운 것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제작하는데에 그리 어려움은
없습니다.
이번에 제작한 Soda Meiser의 샘플을 직접 녹음한 샘플을 올려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겠습니다.
녹음은 Gibson Les Paul Custom을 사용했고, 마이크는 STC 80을 그리고 케이블은 Blue사의 케이블을 사용했고,
앰프는 Fender의 Champion 600 진공관 앰프를 사용해서 녹음을 했습니다.
Protools 8을 사용하였고, 어떠한 이펙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 녹음이후 -3DB까지 노멀라이징만 한 상태로 순수 마이킹 사운드임을 밝힘니다.
모든 샘플은 위의 환경에서 녹음 되었습니다.
12시까지 올렸음에도 두터음 퍼즈음이 확 퍼지는 사운드로 싸이키함과 따스함, 그리고 공격적인 느낌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운드입니다.
제가 놀라웠던것이 현대의 퍼즈들이 대부분 싸이키함보다는 공격적이고 락킹한 느낌이 대부분인데 반해서
이 Soda Meiser는 이런 부드러운 싸이키함도 함께 내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3시까지 퍼즈를 올리면 걸걸하면서 확 올라오는 옥타퍼즈의 느낌이 살짝 베어나오는 사운드로
이 퍼즈가 슈게이징뮤직을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지 느낄 수 있는 사운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하모니까지 풍부하게 표현을 해주기 때문에 빈티지 퍼즈의 그것까지 느낄 수 있는 장점까지
있기에 정말 놀라운 사운드라 생각합니다.
퍼즈량을 마지막까지 올린 소리입니다.
옥타 퍼즈의 강렬함이 확 퍼짐과 동시에 퍼즈를 12시까지 올렸던 퍼즈와 같은 페달에서 나왔나? 할정도로
얼얼하면서도 매콤한 사운드가 정말 끌리게 하는데요.
이처럼 톤 폭이 크면서도 그 음색들을 하나 버릴것이 없어서 올해 제가 제작했던 퍼즈들중 최고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My Bloody Valentine이나 Ceremony같은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지금 당장 자작을 하신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정말 환상적인 페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슈게이저 나라의 필수품^^
진공관처럼 깨질수도 있는것을 가지고 왜 페달을 굳이 만들필요가 있을까?
왜 비싼 진공관을 이용해서 굳이 만들까? 하는 생각을 저도 안가진것도 아니었고 사실 얼마나 좋길래? 하는
의구심 역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냥 집에서 놀고 있는 12AU7을 처치하기 그렇고 해서 가벼운 생각으로 페달이나 하나 만들어 볼까 해서
별 생각없이 집에 있는 부품으로 뚝딱 만들었던 것이 바로 Vibracaster입니다.
요즘 진공관을 이용한 이펙터 가격들이 천정부지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궁금하긴 했는데,
직접 만들고 소리를 들어보니 OP AMP를 이용하는 여타 트레몰로와는 다른 따스하면서 사이키한 그리고
깊이가 틀린 굵직한 음이 정말 가슴에 팍 와 닿았습니다.
이녀석을 제작한 이후 진공관을 이용하는 몇개의 이펙터 자작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소리가 충격적이었습니다.
트레몰로를 제일 느리게 그리고 깊이도 연하게 셋팅을 하고 녹음한 것입니다.
상당히 부드럽고 달콤한 트레몰로가 감미로운데요. 일반적인 OP AMP를 이용한 트레몰로에서도 쉽게 들을수 있는
셋팅으로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좀더 따스한 음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샘플은 속도를 12시에 놓고 깊이를 좀더 깊이 셋팅한 샘플 입니다.
본격적인 진공관 트레몰로의 강렬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샘플로 정말 싸이키함과 공간감 거기다 따스함이
차가운 여타 트레몰로와는 다른 질감이 귀에 착 달라붙는 사운드를 내어줍니다.
마지막으로 속도를 제일 빠르게 해놓은 샘플입니다.
다른 질감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뽑은 올해의 인상적인 자작 페달들인 위 두개는 자작을 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페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만들기를 목적으로 하는것이 아닌 진짜 좋은 음을 나의 손으로 제작해 보겠다는 욕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도전하기에 그렇게 어렵지 않고 퀄리티는 정말 좋은 녀석들이라 생각합니다.
두 페달 다 부품들은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녀석들이고 제작 난이도도 중급정도 실력이라면 어려움 없이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가 올해 마지막으로 강력 추천하는 페달로 손색이 없다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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