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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양희은 히트 18 LP (Yang Hee Eun Hit 18)

by Feelstar 2016. 8. 24.


 한국 포크는 70년대 한국 사이키델릭과 음악을 양분하던 장르였습니다.


영화 쎄씨봉에서 나오듯 통기타 하모니카를 가지고 단창 중창등을 하던 사람들은 제가 어렸을 적에도


여전히 인기가 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해바라기나 김광석등이 여전히 한국 포크를 대표했고


대략 80년대까지 한국 포크 음악은 꽤 높은 수준의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 기타를 잡았던 결정적 이유가 있었는데요. 중학교 1학년때 같은 반에 있었던 한 아이 때문


이었습니다.


 키가 무척 작은 아이었는데 이미 변성기가 지나서 목소리가 꽤 멋졌던 친구였습니다.


참고로 당시에 사춘기를 보통 중학교 2-3학년까지 겪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제가 늦은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변성기가 지난 그 친구의 어른스러운 목소리가 너무 부러웠네요.


그 친구가 통기타를 치면서 김광석 노래를 부르면 진짜 다른반애들이나 선생님들도 박수를 쳐 줄 정도로


멋진 노래를 불러주었는데요. 그 친구의 통기타 음색을 듣고 저도 처음 통기타를 어머니께 졸라서


구입하고 치게 되었습니다. 벌써 무척 오래된 이야기네요.


 그 당시 기타를 배운다는것은 사실 누구한테 학원에서 배우는것이 아닌 혼자 독학을 하여서 배우던


시기였습니다. 변변찮은 자료도 없고 요즘처럼 영상을 보면서 배우던 시절도 아니고 가뜩이나


단과 학원도 못가던 시절에 기타 학원 보내달라는건 더더욱이 어불성설인 시절에


잘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아니면 책에 있는 코드집을 보고 최신 가요집이라고 나온 손바닥만한


책을 사서 코드를 보고 치거나 아니면 포크송 모음집이라고 제법 큰 3000원짜리 노래 모음집에


나온 코드를 보면서 그 노래를 연습하곤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왜 갑자기 옛날 추억팔이 이야기를 하냐 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요.


바로 이 음반 수록곡을 보면 바로 그 당시 포크 음악의 명곡들이라고 할 수 있는 양희은님의 노래가 액기스로


수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80-90년대 통기타좀 켜 봤어 하는 분들치고 행복의 나라로, 네 꿈을 펼쳐라, 세노야 세노야를


안불러봤다면 그사람은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제가 교본으로 삼았던 그 노래들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으니 제가 옛날 이야기 팔이를 안할수가 없었습니다.


 젊은 시절의 양희은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지금과 다른 예쁜 미성의 목소리가 쭉 뻗어 나오는 그 음색이


정말 매력적인데요. 그러면서 세월이 지난 느낌이라 그런지 옛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느껴집니다.


사실 지금 양희은님의 목소리도 좋지만 어릴적 목소리가 저는 더 좋은데 아마도 그 옛생각이 나는 묘한


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표지가 약간 주름이 지긴 했지만 상태가 꽤 좋고 음반 상태는 아예 세월을 감안한다면 하나 잡튀 없는


특A급인지라 사실 거금을 주고 구입을 했음에도 돈이 안푼 안아까운 이유는 바로 내가 처음 기타를


쳤을 시절의 그 노래를 다시 LP로 들을수 있다는 기쁨이 있기 때문일것입니다.


재미있는건 음반에 19곡을 무리하게 집어 넣어서 그런지 노래 사이가 매우 좁게 되어서 어떤곡은


곡과 곡 사이가 1초 정도밖에 안되는 곳도 있을 정도로 꽉꽉 차 넣었고, 그 당시 신 군부의 억압과


대중문화 통제가 심하던 무시무시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소위 건전가요라는 것이 실린것이 아닌


공군가란 군가가 실릴정도로 미친 세월이었다는 증거까지 볼 수 있는 가슴아픈 현실도 느낄 수 있는


음반입니다.


한국 포크는 언제 들어도 진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