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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한영애 데뷰 앨범 LP

by Feelstar 2016. 8. 8.


 더위의 절정 한가운데인 계절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룩 흐르고 바람한점없이 뜨거운 날씨에 햇살이 작렬하는 계절인지라 정말이지


힘든데요. 누진세가 무서워 에어콘도 맘대로 못틀고 뜨거워진 선풍기를 옆에 세워놓고 땀만 흘리고 있네요.


모두들 더운 여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얼마전 LP를 구입하기 위해 들렸던 단골 LP가계가 쉬는날이라 주위에 있던 처음간 가계에서 몇개의


LP를 구입하고 왔는데요. 주인과 코드가 잘 안맞는지 내내 별로 유쾌한 기분도 아니었고 그럭저럭 좋은


레코드도 없어서 그냥 나갈려는 찰라에 몇개의 앨범을 챙겨 왔는데요.


역시 가계는 단골집이 최고 같네요. 가끔 손님 상대가 서툰 가계들을 보게 되는데 참.. 난감하더군요.


요즘은 자영업을 한다고 새로 연 가계들이 많은데 가끔 사장님들이 손님과 트러블이 있다고는 하는데


말투며 응대가 시원찮은 곳은 다시 가고 싶지 않은것처럼 이번에 찾은 이 곳 역시 다시 갈 일은 없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각설하고 마침 나갈려는 찰라에 마지막줄에 본 레코드 중 한영애님의 3번째 앨범이자 실질적인 데뷰 앨범인


본작 LP를 본 순간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앨범은 반드시 LP로 구입하겠다 맘 먹었던 앨범인지라 사실 지금것 앨범이 없었는데 마침 이런곳에서


 A급 상태의 LP를 발견했네요.



 한영애님은 원래 70년대에 음반이 나왔는데요.


이것이 가수를 하겠다고 제작한 앨범이 아닌 그냥 노래가 좋아 부른 노래를 녹음한것에 불과 했다고 회상


하면서 이 앨범이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발매가 된 앨범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식 앨범을 본격적으로 이 앨범으로 생각하신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처럼 사실 가수에 별 뜻이 없으셨던 한영애님은 이후 연극 무대에 적극적으로 연기자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셨는데요. 어느날 신촌블루스의 이정선님께서 연극극단에 찾아오셔서 왜 훌륭한 보컬리스트를


연기자를 시키시냐고 큰소리로 따지셨다고 합니다.


 곡절 끝에 가수로 데뷰를 결심한 한영애님의 시작과 마찬가지인 본작을 발표하는데요.


첫곡이자 한영애님이 아끼는 곡이라는 여울목을 시작으로 70년대 발매된 앨범의 대표곡인 어젯밤 꿈이


새로운 편곡으로 수록되어 있고, 신촌 블루스에서는 일렉기타와 올갠이 리드가 된 도시의 밤은


섹스폰 리드 편곡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촌 블루스 버전이 더 좋습니다)



 뒷면에는 역시 신촌 블루스에 수록된 건널 수 없는 강을 한영애님이 다른 버전의 곡으로 수록을 하였습니다.


참고로 신촌 블루스에서의 곡제는 바람인가로 수록된 곡이지요.


아무래도 이 앨범을 들어보면 이정선과 엄인호 두분의 영향이 느껴지는데요. 수록곡의 작사작곡자로


참여를 했었고, 이후 88년에 발매된 신촌 블루스의 멤버로 참여하여 노래를 부르는 등의 활동도 하시기


때문인데요. 신촌 블루스의 서막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앨범이라 생각이 드는건 비단 저만의 생각만이 아니다


라고 말씀드릴정도로 앨범전체의 분위기는 포크와 블루스의 색깔이 진하게 깔려있습니다.



 이쁘고 곱게 부르는 여성 가수들이 대세였던 시대에서 거칠면서 풍부한 표현력의 터질듯한 힘을 바탕으로


하는 여성 가수의 등장은 이후 신촌 블루스 사단의 전체적인 여성 보컬리스트들의 기조가 되었고


이후의 신촌 블루스를 거처간 이은미나 정서용, 정경화 같은 짙은 색깔의 보컬들이 나오게 되는


하나의 신호탄과 같은 앨범이 본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80년대 흔히 볼 수 있었던 양철 담벼락에서 흐믓하게 웃는 표지에 대비된 파란 하늘의 표지는


진짜 8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변두리의 그 때 모습이었고, 저 역시 어렸을적 많이 보였던


저 양철 담벼락을 보면 그 때의 추억에 빠지게 만드는 표지인데요.


큼직한 LP 표지로 본 80년대의 저 풍경이 정겹게만 느껴집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이 앨범의 통기타의 세션을 바로 김광석씨가 해주었다는 사실인데요.


요 사실을 의외로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더군요.


 한국 여성 보컬리스트의 한 획을 그은 보컬리스트의 본격적 데뷰 앨범이면서 버릴 노래 하나 없는 80년대를


대표하는 앨범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앨범...


사실 이 녀석을 구입하느냐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기는 했지만 그 돈과 별개로 이 앨범은 LP로 소장하게


됐다는 기쁨이 정말이지 큰 그런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