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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Pixies Surfer Rosa LP (픽시스 서퍼 로사 엘피)

by Feelstar 2015. 4. 4.



 얼터너티브 시대를 열기전 이미 수많은 밴드들이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고, 그것은 당연히 인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얼터너티브의 씨앗은 뱅헤어, Sex & Rock'N'Roll이 지배한 80년대에도 무럭무럭 자라났고


그 결실은 91년 Nirvana에 의해 Nevermind라는 결실로 나타났고, 그 이전의 과장되고 폭력적이고 퇴폐적이고


테크닉적인 락에서 락큰롤, 펑크, 사이키델릭이 그랬듯 다시 민중의 음악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는데


Pixies는 바로 이러한 씨앗이 된 밴드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Pixies를 접한것은 영화음악이었습니다.


볼륨을 높여라에서 느린 버전의 Wave Of Multilation을 처음 접한 후로 그렇게 Pixies의 음반을 구하고 싶었는데


구할 수 없었고 몇년지난 뒤 Bossanova CD를 구입하고 기뻐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90년대초만 하더라도 사실 수입 앨범을 구입하기 쉽지 않을 때고 그건 단순히 음반을 구하기 힘들 시기이기도


했거니와 15000원이나 하는 CD를 구입할 수 없었던 학생 시절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요즘과 달리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이었고, 저는 음반과 악기를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얼터너티브 팬이 아니라면 사실 이전에는 Pixies라는 밴드를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았을 정도로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거의 바닥에 가까운 상황이었고, Pixies라는 이름 자체를 모르던 친구들도 많았을 정도로


Pixies는 한국에서는 결코 인기있는 밴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한편으로 락음악을 안듣는 분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바로 본작 Surfer Rosa에 수록된


Where Is My Mind이 Fight Club에 수록되면서 분위기가 싹 바뀌었습니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Pixies의 대표곡으로 Where Is My Mind이 되었을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어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다시 Pixies가 재결생되어 새로운 앨범까지 발매된 본 시점이 예전부터


Pixies를 사랑해온 저로서는 정말 반갑네요.




 이 앨범은 Pixies의 첫 정규앨범으로 1988년에 발매된 앨범입니다.


1988년에는 한국에서는 올림픽을 개최하였고, 국민들의 민주화 열기가 가득한 시절이었고,


Megadeth의 So Far So Good...So What 앨범과 Metallica의 대작 ...And Justice For All이 발매된 해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메이저를 주름잡던 L.A Metal에서는 Ratt의 Reach For The Sky가 발매되었고, 87년에 발매된


Guns N' Roses의 Appetite For Destruction이 아직도 차트를 점령하던 시대이기도 합니다.


장발도 아니고 그 당시 Metal같은 테크닉도 구성도 아닌 이 밴드는 당연히 히트와는 거리가 멀었으나


수많은 얼터너티브 밴드들의 동경의 앨범이 되었고 오죽하면 Nirvana의 Kurt는 Pixies의 노래를 카피해서


앨범을 제작하고 싶었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 아는 사람들은 아는 가장 핫한 인디 앨범이 되었습니다.




 90년대 락계를 생각해보면 비상업적인 시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치렁한 장발도 아니고


컨버스 하나에 청바지, 허름한 티셔스 한장이면 무대의상이 되었고, 검고 심플한 무대에 셀로판 조명만 있어도 되었고,


굳이 낯뜨거운 사랑타령 없어도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들려준 이 시대...

 

 요즘의 설탕발림 가사, 춤, 믹싱과는 다른 X 세대의 히피즘의 시대. 그 시대를 연 앨범이 바로 Surfer Rosa라 할 수


있습니다.


데뷰작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와 수준이 높은 음악을 들려주었고, 알 수 없는 알송달송한 가사와


뚱보가 내지르는 음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날카로운 보컬, 꾸밈없는 직선적인 게인 사운드의 기타...


사실 많은 분들은 Where Is My Mind이 Fight Club에 나와 그 때부터 접해서 그럴지 몰라도 Where Is My Mind


에 집착들을 많이 하지만 저는 사실 이 앨범을 Where Is My Mind 한곡으로만 기억하기에는 좋은 노래가 너무나도


많은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앨범을 구할 수 없었던 90년대가 훌쩍 지나 구입할 생각을 잊어버린채 살다가


이제야 LP로 구입했다는 점입니다.


꼭 잊고 지낸 10대의 한장 추억같은 LP를 다락속에서 다시 찾은것 같은 느낌. 바로 그 느낌이 드는 LP가

Surfer Rosa가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