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시인과 촌장 市人과 村長 LP

Feelstar 2010. 12. 30. 23:16

29일날 오랜만에 황학동에 있는 장안 레코드사에 들려 LP 10여장을 골라 왔습니다.

요즘 가면 허탕 치는 날도 많아서 이번에 방문도 2주만이었는데요. 추운 날씨 탓인지 가계들도 대부분 닫았고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장안 레코드사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손님들도 몇분 계시고...




소위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상위권에 있는 이 앨범이 있어서 미련 없이 구입을 했습니다.

전에 구입한 시인과 촌장의 숲 앨범 역시 100대 명반에 있음에도 제가 들었을 때에는 별로 좋다는 느낌이 안들었지만

염가반이라는게 돈의 구애를 받지 않고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궁금한 음반은 모두 구입해야지요^^...


한마디로 평하자면 숲 앨범보다 훨씬 좋군요. 비단 이들의 최대 히트곡인 사랑일기 뿐만이 아닌 80년대 한국 음악계

에서 이런 음악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반칙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7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던 한국 포크가 80년대 소위 양대 음악 세력인 왜색 뽕짝과 발라드(사실 이런 장르명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지요. 발라드란 원래 중세 유럽의 민요를 말합니다. 영미에서는 발라드라는 말을 고전

팝을 지칭할때 쓰지 한국처럼 장르명으로 쓰진 않지요. 트로트와 발라드....사실 안쓰는 용어 입니다.)에 밀려

있을때 바로 시인과 촌장, 김광석, 해바라기등이 명맥을 유지 했는데요. 80년대 살아남은 노래들중 우습게도

가요대상하나 못받은 락과 포크 노래들만 살아남아 지금도 들려지고 있다는것은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 봐야할

일입니다.




숲 앨범이 지나친 서정성 때문에 지루하고 밍밍하다면 시인과 촌장 앨범은 락적인 요소와 서정성의 차분한 표현.

하덕규가 모든 음악을 작사작곡한 시인과 촌장 음악의 최 전성기가 이 앨범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위 건전가요라고 불리우는 노래들을 한곡씩 앨범에 강제로 수록되게 한 시절에 이들은 고향의 봄을 자기들이 녹음

하여 수록해 놓은 정성도 참 가상하기도 하거니와 싸이드맨인 함춘호의 기타 연주는 가슴으로 연주하는 혼은 없지만

참 구성좋은 연주를 하는 뮤지션으로 듣는 재미를 더 해 줍니다.

거기다 녹음 역시 80년대 중반 한국 녹음이 형편 없던 시절이었는데 반해 나름 녹음도 상당히 일정수준을 유지하여서

지금 들어도 꽤나 좋은 음을 감상할 수 있어서 정말 괜찮습니다.



이후 하덕규는 앨범 숲을 다시 내고 그 이후에는 그의 음악적 재능이 완전 고갈 되었음을 보여 주었는데요.

특정 종교에 심취 종교 음악에 몰두함과 동시에 대중에게는 거의 모습을 들어내지 못합니다. 몇번의 그의 시도는

참패로 끝나고 마는데요. 하덕규의 재능이 쉽게 사그러 진데 반해 싸이드맨인 기타리스트 함춘호는

많은 음반의 세션에 참가함과 동시에 시인과 촌장처럼 장필순등과 같이 싸이드맨의 역할을 잘 해서 꽤나 괜찮은

앨범도 여럿 발매 하는등의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뭐 큰기대 하지 않는다면 시인과 촌장의 음악은 80년대 한국 포크가 나간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꽤나 흥미로운

앨범인것 같네요. 하지만 소위 한국 대중가요 명반 상위권이냐는 오바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