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산울림 8집 새야 날아 / 내게 사랑은 너무 써
Feelstar
2011. 4. 8. 14:03
황학동을 찾아가서 장안레코드사에 들어가면 그냥 별 생각없이 들어갈때 좋은 물건을 사올때가 많습니다.
꼭 뭘 사야지 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그 물건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좋은 음반하나라도 건졌으면 하고 가면 이렇게 괜찮은 음반을 오히려 건저서 옵니다.
참 아쉬운게 볼일을 보고 화요일날 장안레코드를 들리려 했는데 가보니 휴일이더군요.
매월 첫째주 화요일을 휴일로 한다는 글만 보고 그냥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이 녀석은 저번주에 구입한 앨범입니다.
산울림 앨범중 좋은 앨범을 꼽자면 1,2,3,9집을 뽑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베스트 앨범인데 저 역시 위의 4앨범이
가장 좋은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거기다 하나 더 붙여서 산울림 개구장이 앨범까지 저는 좋은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산울림의 2기 시작이라고 하는 7집 역시 가지마오같은 명곡이 수록되어 있어서 꽤나 괜찮은 앨범이라 생각
하는데요. 가장 아쉬운것은 초기의 퍼즈와 올갠이 나오는 스타일에서 디스토션과 신디사이저로 넘어가는
이 7집부터 사실상 사운드면에서 그리 독창적이지도 개성적이지도 않은 평범한 사운드가 아쉬움을 더합니다.
본작 8집은 7집의 성공에 더욱더 기름질을 하기 위해 좀더 대중적인 곡을 선보였던 앨범인데
내게 사랑은 너무 써라는 빅 히트곡이 있고, 전체적으로 힘있는 곡조보다는 힘없이 읍조리는 슬픈
느낌마저도 들게 하는 분위기가 독특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앨범의 녹음 역시 1집과 비교해서 완전
확 달라진 수준급의 녹음을 들려주어서 깨끗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지만 왜그런지 1기의 구수한 녹음과
기타 사운드가 더 정겨운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주목할 것은 락적인 느낌의 곡들을 주로 작곡하는 김창훈의 노래보다는 오히려 김창완의 노래에서
더 락적인 기운을 느끼게 한다는 것인데, 그럴수도 있겠지의 당돌함과 한국적인 느낌을 느끼게 하는
멜로디는 산울림은 1,2,3,9집만 최고라는 생각을 여지없이 부숴버리는 보석과도 같은 곡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자들의 혹평처럼 8집이 그리 나쁘지 않음은 들어보면 압니다.
산울림 앨범중 나쁜 앨범 찾기가 좋은 앨범 찾기보다 힘들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마도 8집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산울림이라는 밴드의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쉬운것은 1면의 노래들이 그전의 탄탄한 산울림의 모습과는 비교되는 모습이 아쉽기는 합니다.
2면에서는 첫곡부터 그러한 면을 불식 시켜 주는데 이들의 최고 히트곡중 하나인 내게 사랑은 너무 써가 나옵니다.
그리고 혹자들의 산울림 최고의 곡중 하나인 회상이 바로 나와주는데요. 사실상 3곡은 산울림의 대표곡으로
뽑일 만큼의 좋은 앨범이지만 그렇지 않은곡의 아쉬움 역시 지울 수 없는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7,8집의 대성공으로 인하여 9집의 다시금 모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는건 나만의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도 1,2집의 성공을 발판삼아 10여분의 곡이 2곡이나 있는 3집이 나왔다는것을 부정할 수
없듯이, 7,8집의 성공은 다시금 실험과 락이 뒤섞인 산울림의 마지막이자 최고의 락 앨범인 9집의 바탕이 되었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구입해서 들어보세요. 결코 실망하지 않을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