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및 모디
밥공기 실리콘 2N 3904 퍼즈 (Silicon 2N 3904 Fuzz) 제작기.
Feelstar
2011. 1. 2. 06:38
몇일전 케이스가 없던 Germanium Fuzz를 밥공기를 이용하여 케이스를 만들었는데요.
이번에 역시 케이스가 없었던 2N3904로 제작한 Silicon Fuzz의 케이스로 밥공기를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제작은 2000년대 초반으로 생각되는데요. 그 당시 정말 일로 바뻤을 시절이었는데 특별한 여가 활동도 없이
생활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펙터 자작의 길에 들어섰을때 아마 처음으로 제작했던 몇몇 퍼즈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그 당시 BC 108같은 TR을 구하기는 힘들었고, 세운상가나 용산에서 구할 수 있던 TR중 가장 만만하고 지금도
쉽게 구할 수 있는 2N 3904로 제작을 한 녀석입니다. 나름 신경 쓴다고 탄탈 콘덴서도 구해서 제작을 했습니다.
지금 봐서는 이렇게 제작은 안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웃음까지도 나올 정도로 단촐한 부품으로 만들었네요.
당시 처음으로 아세아 상가에 가서 정말 별천지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필코 콘덴서를 보고 색깔이 정말 곱다...
하던 생각도 나고 하네요. 제작한지 꽤 됐는데 케이스 없이 그냥 보관하던 녀석이었습니다.
대충 위 기판을 보시면 짐작하실 수 있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퍼즈 페이스 설계 입니다.
일단 예전 배선은 다 들어내고 새로 깔끔하게 다시 배선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2N3904의 사운드를 좋아하는데요. 흔히 구하기 쉽다고 해서 이 TR을 기피하시는 분들도 꽤 되는데요.
물론 하모니라던가 소리의 따스함은 BC 108, 109가 더 앞서고 소리도 더 세련됩니다.
하지만 2N3904의 매력은 공격성과 신경질적인 사운드에 있는데요. 꽤나 락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내어주는 TR입니다.
거기다 나름 배음도 풍부한 편이라 하모니도 꽤 괜찮고 BC 108의 Hi Fi한 맛과는 달리 Lo Fi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괜찮은 TR인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 60'S Fuzz Face가 108C를 이용한 Fuzz고 One Love Fuzz역시 108을
사용한 녀석들이라 2N3904를 이용한 Fuzz도 케이싱해서 운용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해서
케이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에 만들었던 Germanium Fuzz와 한쌍으로 만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좀 들고요.
밥사발은 전에 구입한 녀석과 같은 놈입니다. 단 이번에는 다른 가계에서 1000원에 구입했는데요.
전에 구입은 아무래도 바가지 쓴거 같아서 딴가계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역시나...
밥공기를 가공할때는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이펙터 케이스 전용으로 나온 녀석들과 비교해서 진짜 힘듭니다.
의외로 단단해서 드릴이 잘 들어가지도 않고, 리머로 다듬는것도 정말 힘듭니다.
이번에 드디어 일은 터졌는데 왼손 엄지에 드릴에 상처를 입었는데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집에서 드릴로 가공할
분들은 항상 조심하시고 새 드릴날로 드릴질좀 하신분들이 가공하시길 바랍니다. 진짜 위험합니다.
몇번 하다보니 그래도 익숙해서 다치긴 했지만 저번처럼 오래걸리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방향도 제가 의도한
데로 제대로 뚫었고요.
밥공기에 장착한 사진입니다. 전에도 밝힌바와 같이 밥공기가 의외로 넓어서 왠만한 크기가 아니면 자작 이펙터의
경우 거의 장착이 가능합니다. 거기다 도색을 하지 않아도 기성품처럼 보이고, 강도는 이퍽터 케이스들로 판매되는
녀석들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정말 강추합니다. 거기다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정말 좋은데 가공이 무척 힘들다는건
유일한 단점이라고 해야 겠지요. 딱 보시기에도 넉넉해 보이는 공간입니다.
완성된 사진입니다. 역시 이펙터 바닥에 해당하는 밥공기 뚜껑은 짹 부분 밑에 구멍을 내어서 나사로 고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가공을 하다가 손가락부분을 다쳤는데요. 까다롭기는 하지만 저 방법이 뚜껑을 고정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어 전에 방법을 계속 사용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고요.
앞서 제작한 Germanium Fuzz와 같이 찍은 사진입니다.
사운드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바로 그 공격적인 사운드입니다. 제가 자작 초기에 제작한 Fuzz라 그당시 구하기 쉬운
부품으로만 제작해서 사운드 퀄리티가 월등히 좋다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제가 초기에 제작한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그냥 그대로 기판의 변형 없이 그대로 밥공기에 실장하였습니다.
그 당시 0.1uf와 0.01uf로 혼용되어서 설계들이 돌아서 되게 당황했는데요. 톤에 관련된 녀석들이라 0.01은 얇은톤
0.1은 두툼한 소리를 내어줍니다. 서로 취향에 맞게 자작하실때 선택하면 됩니다. 때에 따라 0.047이나 0.022도
들어보시고 자기가 맞는 사운드가 나오면 그것들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전 0.01uf를 선호하는데
특이하게 이놈은 0.1uf로 되어 있네요^^......
나머지 부품들은 회로도에 나와있는 그대로 제작한 놈입니다.
보기에도 좋고 튼튼하고 금속이라 잡음에도 유리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밥공기를 이용한 케이스 제작은 여러모로
좋은것 같습니다. 전 당분간 케이스로 이 밥그릇을 애용할 생각입니다.
저렇게 2종류의 Fuzz를 보니 보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