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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및 모디

Marshall Shredmaster Clone (마샬 슈레드마스터 클론)

by Feelstar 2019. 2. 16.


 제가 락 키드였을때 한국에서 구입할 수 있었던 고급 페달들은 로저 메이어사 제품과 마샬의 페달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3만5천원짜리 보스 DS-1과 프로코에서 나온 렛이 8만원이었고 그 당시 일렉기타값인 15만원에 로저 메이어의


퍼즈들이 판매되었고 영국산 마샬 페달가격 역시 15만원 가량이었습니다.


거의 구입 불가능한 페달중 하나였고 그 당시에는 슈레드 마스터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요즘처럼 외국주문을 해서 이베이서 구입하고 외국 쇼핑몰에서 블렉프라이데이가 있어서 세일되서 저렴하게 집에서


구입하던 시절이 아니라 낙원상가나 뮤직랜드같은 음악 잡지에서 광고 나온 가계를 찾아가서 구입하는 그런 시절에도


마샬 페달과 로저메이어 페달은 강남에서 판매했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서울에서 쭉 나고 자라서 그런 혜택이라도 본 것이지


80-90년대 초반 지방 사정에서는 이런 페달은 거의 구경조차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슈레드마스터가 유명하게 된 계기는 사실 간단합니다. Radiohead Creep의 그 디스트 사운드....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 강렬한 조용한 멜로디서 툭 튀어나오는 주쭉... 하면서 터지는 그 디스트 사운드... Jonny Greenwood의 그 기타 소리


라는것만으로도 소장 가치는 톡톡했고 언제나 구입하고 싶었던 페달이었지만 90년대 후반 다시 한국서 리이슈된 페달마저


고가였고 사실 한국에서는 구하기 녹록하지 않은 페달이다 보니 저에게는 꿈에 페달일 뿐이었고 언젠가는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페달이었습니다.



 군을 제대하고 나온 90년대 후반은 IMF로 대표되는 최악의 상황이었고 많은 외국 유학자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던 시절


이었습니다. 저는 90년대 중반 입대하여 그 당시에 유학자들의 귀국시절 제대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통해 더 다양한


음악을 많이 접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시절 한국은 인건비가 저렴해져서 많은 악기들을 OEM하기 시작했고


마샬은 이미 90년대초반 한국에 OEM을 많이 하였지만 단가를 낮출려고 저질의 앰프를 양산했던 실책을 저질러 80년대


견고했던 마샬의 신화는 불과 10년만에 금이가기 시작했고 얼터너티브 열풍에 순풍을 맞은 다른 앰프 회사들이 다시


기회를 잡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의 페달이라 한국산 마샬 페달들을 깔보는 경향이 있는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앰프와


다르게 페달들은 그래도 완성도도 꽤 높고 오리지널과 견주어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단... 벨브스테이트로 대표되는


중저가 마샬의 등장은 정말 답이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슈레드 마스터는 디스토션중에서 강한 셋팅으로 분류할 정도로 2개의 듀얼 오피앰프인 TL072가 장착되어 있고


실리콘 다이오드 1n4148 2개로 클리핑 하는 구조입니다. 매우 강력한 디스토션 사운드가 나오지만 잡음도 디스트의 양에


따라 어느정도 따라 나오는 구조로 되어 있는것이 특징입니다.


부품은 기본적인 것들이라 특별히 수급하기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저는 없는 부품 1개만 필름 피막으로 나머지는 필코의


저항으로 제작을 했고 캐패시터는 유창의 적층을 사용했습니다.



 아무래도 기판 크기도 그렇고 난이도는 중상급 정도로 초급자가 자작하기에는 벅찹니다. 하지만 중급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제작이 가능합니다.


케이스는 원래 1590b 케이스로 할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케이스가 잘 안닫일 정도로 케이블이 많은 관계로 .... 아마도 노브가


5개다 보니 케이블이 많아져서 그런것 같네요. 생각을 바궈 1590bb를 사용하였습니다.


아마 케이블을 좀 얇은것으로 한다면 충분히  1590b로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 케이스는 예전 그린 빅머프 케이스로 이미 1590b 케이스로 새로 제작한 것이 있기 때문에 놀고 있던 케이스를 재사용


하여 이번 슈레드마스터 케이스로 다시 사용하였습니다.




 케이스의 모습입니다.


전 케이스가 수성 페인트로 도색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페인트를 전부 제거 하고 사포질 밑칠부터 다시 깔끔하게


새로 도색을 진행하고 하얀색 락커로 도색을 하고난 뒤 전사지로 로고작업... 그 뒤 우레탄으로 마감칠을 하였습니다.


겨울이다보니 도색이 마르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려서 보통 1-2일 걸릴걸 거의 4일 정도를 두고 여유있게 도색작업을


차근히 진행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여름과 겨울은 도색작업에 있어서 최악의 계절입니다.



은근히 기판이 크기 때문에 1590bb에서도 꽉차 보이네요. 보통 자작설계를 보면 클리핑 개조를 많이 해서 토글 스위치로


기존의 실리콘 클리핑다이오드와 LED, 게르마늄 다이오드등을 설치할 수 있게 모디도 하지만 전 기본에 충실하게 원래의 설계


대로 제작을 했습니다.


 모든 배선이 완성된 모습입니다. 1590bb에서도 꽉찬 기판의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마샬 페달중 가장 작업량이 많은 기판이


이녀석이 아닐까 합니다. 드라이브 마스터나 거브너는 슈레드 마스터처럼 이렇게 기판이 크진 않습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원래는 1590b로 케이스를 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지금도 못내 아쉽네요.


사실 요즘 Lovepedal들의 마샬 시뮬 페달들을 제작하면서 요긴하게 사용중인데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마샬 페달들이야말로


진정한 마샬 앰프 시뮬 페달인데 내가 제작을 안했구나 생각도 들고 해서 1차로 원래는 블루스 브레이커를 제작했는데


블루스 브레이커 앰프에 트레블 부스터 걸린것같은 시뮬 사운드는 괜찮지만 전체적으로 볼륨감도 적고 톤 가변도 매우


적어서 다시 해체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 녀석을 만든것이라 기대감도 크지만 걱정도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일단 Shredmaster의 태생은 바로 쌍팔년도 메탈 시대를 풍미했던 JCM 800을 페달에 담는다 였습니다.


즉 이 페달사운드가 추구하는것은 바로 JCM 800 앰프 게인 사운드고 락 매니아라면 마샬의 JCM 800사운드를 싫어할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과연 이 페달을 연결하면 JCM 800소리가 날까? 하는 기대감과 걱정을 뒤로하고


제가 제작한 Vox AC4에 연결하여 테스트.... 일단은 이 페달을 밟자마자 바로 마샬로 탈바꿈.....


게인 사운드는 흡사 슬레이어의 사운드처럼 찰지고 기름지고 빠다냄세 나는 디스토션 사운드가 마구 쏟아집니다.


복스에서 마샬 사운드 마샬에 디스토션 연결한 사운드 바로 쏟아져 주시는 감동의 도가니로 ....


제가 기성품 슈레드마스터도 많이 테스트 해 봤지만 그에 못지않은 사운드 아니 더 좋은 사운드에 내심 흡쪽한


기분이 드네요.


아시다시피 Jonny Greenwood도 펜더와 복스 앰프를 주로 쓰고 이 페달을 쓰기 때문에 다른 앰프를 쓰면서 마샬의


사운드를 내기 위해 이 페달을 이용하는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정말 마샬이 만든 마샬다운 사운드가 바로 나옵니다.


하지만 아쉬운점... 이 페달을 일단 밟으면 그 기타가 무엇인지 그 앰프가 무엇인지 일단은 슈레드마스터 사운드로 재조정


되는 정도로 페달의 음색 장악력이 과도합니다. 요즘 나오는 마샬 시뮬 페달들을 보면 보통 마샬 사운드를 내어 주면서


기타에 따라 앰프에 따라 어느정도 그 악기의 특성도 잘 잡아주는데 반해 슈레드 마스터는 기타와 앰프가 순식간에


한가지 톤으로 즉 마샬 톤으로 바뀝니다.



 거기다 아쉬운것 하나 더 추가하자면 실제적으로 3밴드 이큐가 장착되어 있음에도 톤 가변성이 정말 적습니다.


즉 말만 3밴드 이큐이지 그냥 톤 1개 가변하는것보다 못한 가변성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래도 디스트를 중요시 하다보니 디스토션 퍼즈등이 많을땐 톤의 가변성이 적어진다는것은 기타를


연주하는 거의 모든 분들이 아시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톤 컨트롤이 3개나 있음에도 가변성이 따라주지


못한것은 아쉽네요.


 한가지 더 마샬앰프와의 궁합은 그럼 어떨까? 과연 마샬 앰프를 가지고 있으면 이 페달은 필요없을까?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 그런지 마샬 앰프와의 궁합은 사실상 끝내줍니다. 아시다시피 kevin shields의 경우 메인 앰프가


이 페달의 시초라 할 수 있는 JCM 800인데 이 페달도 씁니다.


저는 JCM 800이 없는 관계로 제가 소장하고 있는 클래스5와 제가 제작한 18W 앰프와 물려봤는데 꽤 디스토션이


잘 살았습니다. 즉 마샬 앰프 있어도 충분히 사용하기 좋은 디스토션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중고 시세를 봐도 아직도 고가고 신형으로 나온 금색의 마샬 페달들은 전의 검은색 투박한 페달들에 비해


마샬 같지도 않고 기성품 부품들이 그렇듯 조금만 퀄리티를 올려주면 기성품보다 더 좋은 페달을 자기 손으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슈레드 마스터 ... 라디오 헤드를 좋아하고 마샬을 사랑하고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을


추종하신다면 당장 만드시라 권해드립니다.